간접운용자산 '사상 최대'…작년 말 1천842조원
고객 기반 기관화…대체투자 수요·해외투자 확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펀드와 신탁 등 간접운용자산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펀드와 투자일임, 신탁 등 국내 자산운용 업계가 운용하는 간접운용자산은 1천842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간접운용자산은 2014년 말 1천315조원, 2015년 말 1천525조원, 2016년 말 1천728조원으로 점차 불어나며 지난해 말 처음으로 1천8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1천730조원인 국내총생산(GDP)을 웃도는 규모다.
금감원은 "공모 펀드가 부진한 가운데 사모 펀드, 투자일임, 신탁자산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자산운용 산업의 양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자산 종류별로는 신탁이 775조원(4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투자일임 570조원(31%), 펀드 497조원(2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펀드는 1년 새 28조원(6%)이 늘었다.
유형별로는 주식형 펀드(6%)와 부동산 펀드(30%), 특별자산 펀드(18%)는 증가했으나, 채권형 펀드(-12%)와 머니마켓펀드(MMF)(-7%)는 감소했다.
주식형은 지난해 코스피가 상승함에 따라 증가세를 보였고, 부동산 펀드는 기관 투자자의 해외 임대형 선호로 급증했다. 반면 채권형은 미국의 금리 인상 불안감에 기관 자금이 이탈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투자일임 계약액은 전년 말보다 5%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의 계약액은 각각 452조원, 110조원으로 1년 전보다 3%, 13% 늘었지만, 전업 투자자문사는 8조4천억원으로 5% 감소했다.
신탁 수탁액은 부동산신탁사의 신탁 증가에 힘입어 한 해 전보다 8% 늘었다.
은행이 377조원으로 가장 많고 증권사 202조원, 부동산신탁사 179조원, 보험 17조원 순이었다.
금감원은 최근 보험과 연기금 등 대형 금융사의 자산운용 신탁이 급증하면서 자산운용시장이 사모 펀드 중심으로 기관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금융사나 연기금은 자산운용사에 투자 결정을 위임하는 공모보다는 맞춤형 투자가 가능한 사모를 선호하는 추세다.
더불어 대체투자 수요가 확대하면서 대체투자 펀드 자금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부동산(60조원)뿐 아니라 인프라(33조5천억원), 항공기(3조원), 선박(2조7천억원), 원자재(7천억원) 등 투자 대상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투자 확대(전체 펀드의 25%), 주식형 패시브 펀드 증가, 국내 운용사의 해외진출 증가 등도 특징적인 흐름이었다.
금감원은 "금리 상승으로 펀드 보유 채권 가치가 하락할 경우 채권형 펀드나 MMF 환매 증가가 우려되고 해외투자 자산은 해당 국가의 통화로 거래되므로 매각 시점에 환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체투자 펀드의 실태 분석, MMF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리스크 관리 강화 설명회, 내부통제 워크숍 개최, 자산운용시장 모니터링 강화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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