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축구 유소년 성학대는 '남성우월주의ㆍ빈곤' 등이 문제
(서울=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아르헨티나 문화에 만연한 '마치스모'(남성우월주의)와 빈곤, 외로움이 유소년 축구캠프 선수들을 성적 학대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페인 EFE통신은 9일(한국시간) 최근 리버 플라테ㆍ인데펜디엔테 등 아르헨티나 유명 축구클럽 유스캠프에서 매춘 등 성 추문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비정부기구(NGO) '살베모스 알 풋볼'(축구를 구하자)의 디에고 무르치 부회장은 11세에서 18세에 이르는 유소년 약 50명을 합숙 훈련하는 유스캠프에 '보호장치' 결핍이 빈곤, 방치와 함께 아동학대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르치 부회장은 프랑스와 비교할 때 아르헨티나 유스캠프의 운영방식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예를 들었다.
프랑스 올랭피크 마르세유의 경우 같은 숫자의 유소년 선수들의 육성하는데 프로선수 30∼40명이 함께 하는 것과 달리 아르헨티나는 고작 두 세 명이 붙어 차세대 유망주들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젠더 문제에 정통한 저널리스트 루치아나 페케르는 성추행자들이 프로축구 선수가 되려는 유소년들의 기대를 악용, 아동학대와 동성애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런 학대는 '가부장제와 맹목적 애국주의, 강간문화'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전문가 아구스틴 아리스페 역시 학대를 자행하거나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성인들간 결탁이 아동학대의 본질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스캠프가 흔히 수도원처럼 외부와 차단돼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걸 들여다봐야 한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지난 4일 유소년축구 선수를 이용한 매춘조직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남성 5명을 체포했으며 1차 조사과정에서 적어도 7명이 매춘에 희생됐음이 확인됐고 10명이 넘는 숫자가 잠재적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사법당국의 발표 이후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도 명문 축구클럽이 운영하는 유소년캠프에서 발생한 성 추문에 놀라 기숙사 운영실태 점검 등 전국적인 정밀 모니터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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