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두마 화학무기 공격 두고 정부군-반군 공방 지속(종합)
국제단체·관련국들도 이견…"두마 반군 결국 자진 퇴각 동의"
(베이루트 AP·AFP=연합뉴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두마 구역의 마지막 반군 거점에 대한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두고 반군과 정부군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 사회와 단체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반군 활동가들과 구조대는 8일(현지시간) 전날 늦게 이루어진 정부군의 두마 구역 독가스 공격으로 최소 4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독가스 공격은 지난 6일부터 재개된 정부군의 무력 공세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반군 측은 주장했다.
일각에선 화학무기 공격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시리아미국의료협회(SAMS)와 반군 측 민방위대는 공동성명에서 다수의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된 500명 이상이 호흡 곤란, 구강 내 거품, 눈 화상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의료 센터를 찾았다고 전했다.
성명은 "환자들에게서 염소가스 냄새가 났으며, 일부 환자는 산소 부족으로 피부가 푸른색을 나타내는 청색증(cyanosis) 증세를 보였다"며 "이는 화학물질 노출 증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두마에서 7일 40명이 질식사한 것을 포함해 최소 80명이 숨졌다"고 전하면서도 질식사가 독가스가 아닌 대피소 붕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반군 측 민간구조대 '화이트 헬멧'도 두마에서 촬영한 동영상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화학물질 종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국영 사나 통신에 올린 성명을 통해 "독극물 공격 주장은 반군의 조작이며 정부군 진격을 저지하기 위한 실패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관련국들도 공방에 가세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날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강하게 비난한다"면서 "우리는 이번 공격이 화학무기 사용 전력이 있는 시리아 정부에 의해 자행됐다는 강한 의혹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민간인들에게 치명적 화학무기 공격을 가한 데 대해 큰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이란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야만적인 아사드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그러나 시리아 두마 주민들에 대한 염소가스 등의 화학무기 사용 주장은 조작된 정보이며 또다른 정보전의 하나라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운영 중인 '분쟁당사자중재센터' 소장 유리 예프투셴코도 "우리는 이 정보(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정보)를 단호히 반박한다"면서 "두마가 반군들로부터 해방되는 대로 화생방 전문가들을 이 지역으로 파견해 해당 정보의 조작을 증명하는 자료들을 수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리아 국영 사나 통신은 이날 지난 6일부터 사흘 동안 이어진 정부군의 집중 공습과 포격 뒤에 반군이 두마를 떠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두마 주둔 반군 자이시 알이슬람 대원들이 48시간 이내에 터키 국경에 인접한 북부 자라블루스로 출발하기로 했으며 대신 자신들이 억류 중이던 정부군 포로들을 모두 석방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자이시 알이슬람이 퇴각하면 정부군은 동구타 지역을 완전히 탈환하게 된다.
정부군은 앞서 자이시 알이슬람이 자진 퇴각을 거부하자 두마를 집중적으로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6일 재개된 정부군의 두마 공격은 이날까지도 계속됐다.
자이시 알이스람은 아직 정부군과의 퇴각 합의에 대해 아무런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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