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 맞아가며 응원한 두산·NC 팬들, 결국 희비 교차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기온이 영하가 아니어서 눈이 아닌 비가 내렸지만, 사실상 겨울이나 다름없는 날씨였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
수은주가 섭씨 3도를 가리키는 가운데 경기 중반부터 비가 내리면서 잠실구장을 찾은 1만3천877명의 야구팬은 저마다 우의를 꺼내 입거나 우산을 펼쳐 들었다.
우산이나 우의를 챙겨오지 못한 팬들은 비를 피하고자 관중석 높은 층의 지붕 아래로 피신했다.
사실상 '겨울비'나 다름없는 빗줄기도 팬들의 야구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양 팀은 이날 총 27안타(NC 13개·두산 14개)를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였다.
승부가 결정된 9회말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지면서 팬들의 응원 열기는 고조됐다.
날씨가 이날 경기의 승부를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C는 9회초 4점을 올려 10-9로 역전하고도 9회말 비 때문에 외야수들이 연이어 뼈아픈 실수를 저질러 무너졌다.
결국, 두산은 11-10으로 승리해 4연승을 달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우중 혈투'는 무려 4시간 44분 동안 진행됐다.
두산의 열성 팬들은 경기가 다 끝나고도 끝내기 안타를 친 오재원의 이름을 연호하느라 경기장을 떠날 줄을 몰랐다.
대학생 박 모(23) 씨는 "사실 너무 추워서 경기 중간에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그래도 참고 끝까지 본 결과가 좋아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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