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스터 봄날의 참변…랜드마크 레스토랑 야외테이블 노려(종합)
테러 증거 없어…범행동기 아직 밝혀내지 못해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뮌스터의 중심가에는 여느 주말과 마찬가지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기나 긴 겨울이 지나고 오랜만에 낮 기온이 20도가 넘는 화창한 날씨를 맞자 시민들은 봄볕을 즐기러 더욱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특히 뮌스터 구도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레스토랑 키펜케를에는 시민과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그러나 봄날 거리의 평화로움은 밴 차량이 키펜케를 앞 작은 광장의 야외 테이블을 덮치면서 순식간에 산산이 조각났다.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채 속수무책으로 변을 당했다.
시민들이 앉아있던 자리에는 차량에 부딪혀 부서진 테이블과 의자가 나뒹굴었다.
시민 2명이 숨졌고 6명이 중상을 입는 등 20여 명이 다쳤다.
용의자가 다분히 뮌스터의 상징적인 장소로 시민이 많이 모인 곳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밴 차량은 레스토랑 벽에 부딪쳐 멈췄다.
자신을 멜라니라고 밝힌 27세의 여학생은 부모와 함께 키펜케를로 향하다가 참변을 목격했다고 슈피겔 온라인이 전했다.
아버지가 급하게 그녀의 어깨를 잡아당긴 순간 그녀의 눈 앞에는 차량이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덮치고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는 장면이 들어왔다.
초반에는 정치적 목적의 테러 가능성이 커 보였다.
2016년 12월 19일 베를린 크리스마스시장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자행된 트럭 돌진 테러가 연상됐다.
더구나 이날은 정확히 1년 전 스웨덴 스톡홀름 쇼핑가에서 대형 트럭 돌진 테러가 일어난 날이었다.
그러나 여느 차량 돌진 테러와는 조금 달랐다.
대부분의 테러에서 용의자는 차량에서 내려 달아나거나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지만, 이번엔 차량 안에서 총으로 자살했다.
독일 당국은 이번 사건에서 극단 이슬람주의나 극우와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뮌스터 주민인 48세 독일인 남성이었다. 독일 당국은 용의지가 난민 출신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항간에는 난민 출신일 것이라는 의심이 많았다.
일부 독일 언론도 아직 테러로 판단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용의자가 정신적 문제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8일에도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배경을 밝혀내지 못했다.
사건이 벌어지자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현장 인근의 구도심 진입로를 폐쇄하고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경찰은 트위터로 사건 인근 현장에 시민들이 접근하지 말 것을 주문?다.
사건 현장의 상공에는 헬리콥터가 경계를 펼쳤다.
경찰은 공범이 있을 경우를 염두에 둔 듯 뮌스터의 외곽도로에서 검문검색을 벌이기도 했으나, 단독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8일 아침에서야 인근 주민들의 귀가를 허용하고 진입로의 바리케이드도 철거했다.
뮌스터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州)에 속한 북서부 도시로, 인구가 30만 명이다. 중세 유적이 많으며 1648년 30년전쟁을 끝내는 베스트팔렌조약이 체결된 곳이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