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경기 노선버스 '운전사 대란'
7월부터 격일제 근무 불가…운전사 1만명 부족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경기지역 노선버스가 운전사 부족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하려면 격일제 근무가 불가능해져 1일 2교대 근무체제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 경우 운전사 1만명을 추가 고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지역 노선버스는 대다수가 격일제 근무를 채택하고 있어 타 시·도에 비해 운전사 증원 수요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경기도와 경기도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상 노선버스는 특례업종에 포함돼 그동안 연장근로 시간이 무제한이었다.
이에 따라 경기지역 노선버스 운전사는 기본근로 8시간, 연장근로 9시간 등 모두 17시간을 근무하고 다음 달 쉬는 격일제가 일반적인 근무형태였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노선버스가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며 7월 1일부터 주당 52시간(기본근로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의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7월부터는 격일제 근무가 불가능해 1일 2교대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도내에는 79개 업체에서 1만여대의 일반시내버스를 운행 중이며 운전자 수는 1만7천여명인데 1일 2교대로 바꾸려면 8천∼1만2천명이 충원돼야 할 것으로 도는 예측했다. 운전사가 2천여명인 마을버스도 역시 1일 2교대로 전환하려면 상당수 운전사를 확충해야 한다.
도 관계자는 "서울 등 대도시는 준공영제로 1일 2교대가 실시 중인데 경기도는 오는 20일 일부 광역버스(637대)만 광역버스 도입이 예정된 실정"이라며 "대다수 도내 노선버스가 격일제라 인력을 충원해야 하지만 버스운전사 근로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여유 인력도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 개정 후 4개월의 짧은 준비 기간에 운전사를 충원하라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일단 7월 1일 시행을 유예한 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인력 충원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1일 2교대 근무로 바꾸려면 감차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버스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올해 1천명의 버스운전사(35∼60세) 양성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해 사업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는 사업 참여자에게 자격증취득비용, 교통안전공단교육비용, 연수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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