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커플 댄스' 이호건·김채연 "프로는 정말 달랐어요"
"춤보다 배구가 더 어려워요…프로에 온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신인 이호건(22·한국전력)과 김채연(19·흥국생명)은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렇게 큰 행사장은 처음"이라고 눈을 크게 뜨고 시상식장에 온 둘은 영화 라라랜드를 떠오르게 하는 춤을 춰, 선배와 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신인상을 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이호건과 김채연은 3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시상식에서 생애 단 한 번뿐인 기회를 살려 신인왕에 올랐다.
신인왕이 발표되기 전에는 커플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호건은 "대학 때도 상을 받아봤지만 이렇게 큰 행사장에서 상을 받는 건 처음이라서 긴장했다"고 했다. 김채연도 "확실히 프로는 행사 규모가 다르다. 춤을 출 때도, 상을 받을 때도 많이 떨렸다"고 했다.
그러나 둘은 "춤보다 배구가 더 어렵다"고 '배구를 배워가는 신인'의 모습에 충실했다.
이호건은 기자단 투표 29표 중 17표를 받았다. 이번 시즌 한국전력 주전 세터로 33경기를 치른 그는 세트 당 평균 9.18개의 세트를 올렸다.
센터 김채연은 29표 중 25표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 김채연은 올 시즌 블로킹 세트당 0.43개를 했다.
이호건은 "고교에서 대학으로 진학할 때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대학과 프로는 정말 달랐다"며 "사실 감독님과 코치님께 '경기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많이 혼났다. 앞으로는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채연은 "신인상을 받아 기분 좋지만,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며 "프로 선배들은 키가 크고, 힘도 있어서 정말 힘들었다. 이렇게 시상식을 치르니 '이제 나도 프로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호건과 김채연 모두 신인 드래프트에서 5순위에 뽑혔다.
둘은 "프로에만 지명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 시즌을 치르고 나니 이호건과 김채연은 앞서 지명받은 4명을 제치고 가장 빛나는 신인이 됐다.
꿈은 자란다.
이호건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님이 롤 모델이다. 감독님의 영리한 플레이를 배우고 싶다"며 "팀이 우승하고, 내가 세트 1위를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밝은 미래를 그렸다.
김채연도 "양효진(현대건설) 선배의 블로킹, 김나희(흥국생명) 선배의 속공 능력을 닮고 싶다"며 "팀이 우승하고, 나는 베스트 7에 포함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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