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 기상이변 꿀벌 줄고 활동 둔화…과수 수분 어쩌나
봄철 자연 수분 점차 어려워져…지자체 인공수분 권장
충주시 농기센터 인공수분 꽃가루 은행 10∼15일 운영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꿀벌'은 작물의 수분(受粉)을 돕는 곤충 세계의 '중매쟁이'다.
수분은 꽃가루가 암술에 붙어 열매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꽃가루를 이곳저곳 뿌리고 돌아다니며 수분을 돕는 꿀벌이나 꽃등에 같은 곤충을 화분 매개곤충이라고 한다.
하지만 부지런한 꿀벌도 때때로 활동이 둔화될 때가 있다.
날씨 변화에 매우 민감해서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거나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거의 활동을 안 한다.
농가에서 봄철 개화기에 기상이변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다.
꿀벌 등이 개화기에 적절한 수분 활동을 하지 않으면 열매가 제대로 맺어지지 않을 수 있어 과수농가는 봄이 되면 촉각을 곤두세운다.
최근에는 농약이나 질병으로 재래종 꿀벌의 개체 수까지 크게 줄면서 농가의 고민도 커졌다.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최용수 박사는 "재래종 야생 꿀벌의 개체수가 각종 질병으로 급감하면서 과수의 자연 수분도 예전처럼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자체에선 매개곤충에 의존하는 자연 수분보다는 농민이 꽃가루를 직접 발라주는 인공수분을 권하고 있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는 인공수분에 필요한 꽃가루를 제공하는 과수 꽃가루 은행을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운영한다.
완전히 개화하기 전 벌어지지 않은 꽃을 농가에서 꽃가루 은행으로 가져오면 꽃가루를 채취할 수 있다. 꽃가루 채취에는 2일이 걸린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꽃가루 은행을 처음 이용하는 농업인을 위해 꽃가루 채취와 인공수분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꽃가루를 직접 발라주는 인공수분은 수분 불량을 예방하고 과일나무에 열매가 달리는 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배종성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농업소득과장은 "기상 변화와 꿀벌 개체수 감소로 자연 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만큼 만큼 꽃가루 은행을 많이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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