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美와 '무역전쟁' 일전불사 여론몰이…"때리면 반격한다"
인민일보 "미국이 보호주의 철회 안하면 중국은 대등조치 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에 중국이 미국산 128개 품목 농축산물을 겨냥한 관세 부과로 응수한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 매체들이 일전불사 여론몰이에 나선 분위기가 역력하다.
미국은 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제2차 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중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미국산 대두를 겨냥한 보복 관세로 맞받아칠 '본 게임'을 앞둔 준비작업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이 2일(현지시간) 중국 재정부의 미국산 128개 품목 보복관세 조치에 크게 반발한 상황에서 미중 양국은 예고한 대로 추가조치 단행 수순에 들어간 모양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3일 논평을 통해 자국의 조치는 정당했다는 논리를 폈다.
이 신문은 "중국이 미국산 128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대한 대응이자 경고"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계속해서 자기 고집 대로만 행동하며 보호주의 행보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반드시 대등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중국은 무역전쟁을 좋아하지 않지만, 정의가 우리 손에 있는 만큼 전쟁에는 전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신문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경고성 외교 수사인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야 한다'(懸崖勒馬)라는 표현까지 들어 미국을 비난했다.
인민일보는 또 미국의 301조 조사 보고에 대해 "미국이 지적하는 중국의 기술 이전 요구는 1985년 유엔 기술 이전 조례에 근거한 것"이라며 "미국 역시 이 조례에 참여했고, 중국은 국제관례에 따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미국이 계속해서 펀치를 날린다면 중국도 반드시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세계 1, 2위 경제 주체 간 다툼은 양쪽 모두에 손해를 끼칠 것이다"라고 항전 의지를 다졌다.
차이나데일리는 이어 "미국은 1930년대 세계 경제가 보호주의로 인해 막대한 비용을 치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평(社評)에서 미국의 공격 행위가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무역적자 통계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애플 등 미국 기업의 예를 들면서 "대중 무역적자 통계에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자회사의 비중이 상당하다"며 "일본과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제품을 조립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통계 역시 무역적자에 포함된다"고 역설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화물 무역의 적자를 항상 이야기하지만, 서비스 부문은 이와 반대"라며 "2011∼2016년 미국의 서비스 부문 대중 흑자는 매년 평균 52.4%씩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