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인간' 작가 김동식 '양심고백' 등 새 소설집 2권 출간
첫 소설집 3권은 4만부 팔려나가…드라마 제작도 논의 중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10년간 성수동 아연 주물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소설집 3권을 한꺼번에 내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김동식(33) 작가가 추가로 소설집 2권을 펴냈다. 제목은 '양심 고백'과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요다).
출판사 측은 "먼저 낸 세 권의 소설집에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추가로 두 권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출간한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는 주문이 계속 이어지며 지금까지 총 4만부를 찍었으며, 이같은 반응에 힘입어 새로 펴낸 두 권은 1쇄를 각각 5천부씩 찍었다. 이 책들은 찍는 족족 모두 팔려나가는 상황이다.
책 소개와 함께 작가의 특별한 이력이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알려지며 관심을 모았고,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이 소설집을 연작 형식의 TV 드라마로 제작하겠다는 요청도 잇따랐다고 출판사 측은 전했다. 현재 한 드라마 제작사와 판권 계약을 논의 중이다.
이번에 낸 새 작품은 지난 2년간 쏟아낸 400여 편의 이야기 가운데 경쟁과 물신 풍조가 팽배한 현대 사회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26편을 '양심 고백'으로, 관계와 소통 등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은 21편을 '정말 미안하지만…'으로 묶었다.
모든 것에 평점 매기길 좋아하다 급기야 무서운 악마 순위를 매기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등장하자 화가 난 꼴등 악마가 복수하기 위해 모든 인간이 죽으면 평점이 떠오르게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사회에서 알아주는 직업과 남들이 가진 재능만을 부러워하다 자신이 지닌 것은 정작 잃어버리고 마는 이야기, 각자가 지닌 조건은 무시하고 끊임없이 노력만을 강요하는 기성 세대를 비판하는 이야기 등 짧은 우화 같은 이야기에 담긴 철학적인 질문이 간단치 않다.
특히 최저임금과 노동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은 '톡 쏘는 맛' 같은 작품은 아주 인상적이다. 외계인 기업이 등장해 최저임금으로 무한한 인력을 고용한다.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 아주 쉬운 일이고 정시 퇴근이어서 일과 생활의 균형도 가능해지자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모두 이 외계인 기업에 들어간다. 자연히 최저임금으로 노동을 착취하던 기업들이 망한다. 기업들은 외계인 기업을 음해하려고 이 기업에서 주는 구내식당 밥에 뭔가 해로운 성분이 들어있다는 등의 음모론을 퍼뜨린다. 나중에 밝혀진 음모론의 실체는 오히려 이런 악의를 비웃는 내용이다.
전작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이번에 나온 책들 역시 반갑게 즐길 만하다.
작가는 현재 카카오페이지에 '살인자의 정석'이라는 제목으로 매일 단편소설을 연재하면서 전업 작가로 지내고 있다.
296쪽/336쪽. 각 권 1만3천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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