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찜한 TV] 참기 힘든 무게…tvN '나의 아저씨' 1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후비는 아픔이 도리어 위로가 될 때도 있다지만 시종일관 지나친 무거움은 견디기 어렵다.
3일 CJ E&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3월 넷째 주(19∼25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 용어설명 참조) 톱 10에서 tvN 수목극 '나의 아저씨'가 단박에 1위로 신규 진입했다. CPI 지수는 272.4.
'나의 아저씨'는 방송하기도 전부터 주목받을 요소가 많았다. 마치 아저씨와 '어린 나'가 사랑을 나눌 것 같은 제목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아저씨와 나를 연기할 배우로 각각 이선균과 아이유가 낙점되면서 그런 의심은 더 커졌다. 여기에 오달수가 성 추문으로 급작스럽게 하차하고 박호산이 긴급 투입되면서 드라마는 격려보다는 '어디 한 번 보자'는 매서운 눈초리 속에 첫발을 떼야 했다.
극이 4분의 1 진행된 상황에서 '나의 아저씨'의 성적은 좋다고 보긴 어렵다. 일단 시청률 지표로만 봐도 첫회 3.9%(닐슨코리아 유료가구)로 시작해 4회까지 큰 변화가 없다.
너무 무거운 극의 분위기는 시청자가 진입부터 꺼리게 하는 가장 큰 방해 요소다. 과거부터 광일(장기용 분)과 악연으로 얽힌 지안(아이유)이 그로부터 사채를 빌미로 무자비하게 폭행당하는 장면은 대표적이다. 지안뿐만 아니라 동훈(이선균)을 비롯한 '아저씨 삼 형제' 역시 늘 팍팍한 삶의 무게에 비틀거리는 모습이 대부분이라 시청자들로서는 숨 고를 틈이 없다.
제작진은 기혼 남성과 어린 여성의 부적절한 관계라는 지적은 지안의 캐릭터를 비틀면서 극복하고자 했다. 거칠게 살아온 지안이 초반부터 동훈의 약점을 쥐고 관계를 리드하는 모습이 그렇다. 나이는 훨씬 많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지안 앞에서 동훈은 제목에서 연상되던 '키다리 아저씨' 노릇은커녕 쩔쩔매기 일쑤다.
그러나 전복된 것처럼 보이는 나와 아저씨의 관계가 마지막까지 유지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두 사람 모두 위로받아야 할 대상으로 본다면 지안 역시 언젠가는 약한 면을 드러내게 될 것이고, 그녀를 위로할 사람은 동훈이 되는 게 자연스럽다. 그 과정에서 지안과 동훈이 문자 그대로 서로를 위로하는 삶의 동반자로 남기에는 인물 설정 등 극 속 다양한 장치가 순수한 의도를 의심케 한다. 최근 지안이 동훈에게 시도한 키스 장면 등도 그렇다.
여러 논란 요소에도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벗어던진 아이유의 연기 변신만큼은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 무거움을 극대화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에서 오는 먹먹함이 오히려 지친 삶을 위로해줘 계속 지켜보게 된다는 시청자도 꽤 있다.
한혜진의 4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로 관심을 끈 MBC TV 수목극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6위(CPI 지수 219.4)에 새로 진입했다. '시한부'라는 뻔한 소재와 '신파'에만 치중한 전개 탓에 시청률은 역시 2~3%대에 머문다.
이밖에 MBC TV 예능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종영한 SBS TV 수목극 '리턴', KBS 2TV 예능 '해피투게더'가 5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M 6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CPI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온라인 뉴스 구독자 수(주요 포털 등재 언론사 기준), 프로그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등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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