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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금호타이어 노조, 법정관리 피할 기회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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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금호타이어 노조, 법정관리 피할 기회 놓치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금호타이어 노조가 경영난에 빠진 회사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 매각하는 채권단의 방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조삼수 노조 대표지회장은 30일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오늘 오전 노조 임원회의를 거쳐 해외매각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면서 "동지들의 총의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앞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공동관리(자율협약) 시한을 이날 밤 12시로 정해놓고, 노조가 이때까지 해외매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강하게 압박해왔다. 고용불안과 기술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그간 해외매각에 극렬히 반대해온 노조의 입장이 급선회함에 따라 금호타이어 문제가 막판에 극적인 해결의 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회사 안팎에서는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많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한다.

노조는 이날 오전까지도 채권단에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로 매각하려는 계획을 중단하고 국내 인수업체의 참여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런데 오후 들어 매각과 관련해 조합원 찬반투표 방침을 갑자기 꺼낸 것은 노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큰 데다 조합 내부에서도 해외매각을 놓고 찬반 의견이 대립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채권단과 회사, 정부가 한목소리로 해외매각을 수용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도 노조에 부담이 된 것 같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날 "노사 간 합의가 없으면 대규모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관리기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용성 금호타이어 사장도 기자들에게 "법정관리 서류를 모두 준비했다"며 "노조가 (해외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일 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노조의 총파업과 관련해 "정부는 절대로 정치적 논리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조의 찬반투표 날짜와 방식 등 구체적 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노조 집행부는 채권단과 정부 입장을 최종 청취한 뒤 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호타이어 본사가 있는 광주로 내려가 노조와 간담회를 열고 더블스타 투자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이 회장은 특히 이날 중 자구계획과 찬반투표 일정 등을 제시하라고 노조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자율협약 기한의 연장 가능성에 대해 "노조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더블스타 자본유치 찬반투표를 진행한다면 하루 이틀 정도는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어 노조에 투표에 필요한 약간의 말미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측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구조조정(정리해고) 규모를 약 40%로만 해도 광주공장·곡성공장 직원 중 1천6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리해고 대상자들은 기존 체불임금과 퇴직금 수령도 장담할 수 없게 되고, 구조조정을 면한 직원들 역시 대폭의 임금 삭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사와 대리점 피해까지 고려하면 지역경제도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청산가치가 1조 원으로 존속가치(4천600억 원)의 2배를 상회해 법원이 최종적으로 청산을 선택할 가능성도 크다. 이런 중대 고비에서 노조가 자율협약 종료 당일에 해외매각 찬반투표를 결정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법정관리냐 해외매각을 통한 회생이냐의 갈림길에 선 금호타이어의 운명은 곧 있을 조합원 투표에서 결정되게 됐다. 현 상황에선 더블스타로의 매각 외에 대안이 없어 보인다. 조합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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