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후 '더러운 화석연료' 투자 급증
파리기후협약 탈퇴선언 후 화석연료사업 금융지원 2배↑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투자가 이전보다 2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네덜란드 은행감시 시민단체 뱅크트랙과 환경운동단체 시에라클럽,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RAN)가 펴낸 보고서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해 '더러운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투자액이 전년보다 급증한 1천150억달러(약 122조6천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특히 타르샌드(오일샌드) 개발 사업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지분이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타르샌드는 타르 형태의 원유가 모래 등에 붙어있는 것으로, 채굴·정제 과정에서 오염 물질을 다량 발생시키고 연료로 사용할 때 일반 석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더러운 연료'로 불린다.
화석연료에 대한 금융권의 투자는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줄었다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 이후 다시 늘었다.
트럼프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 이후 미국과 캐나다 은행들이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 경쟁을 선도하면서 JP모건체이스는 타르샌드 사업 관련 자산을 4배나 늘렸다.
JP모건체이스가 지난해 타르샌드 사업에 대한 투자를 56억달러(약 5조9천억원) 늘리면서 해당 업계는 거의 470억달러(약 50조1천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냈다.
RAN의 앨리슨 커쉬는 "만약 우리가 재앙적 기후변화를 멈출 기회라도 얻으려면 이런 위험한 에너지원의 확장이 중단되고 완전한 폐기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와 토론토도미니언뱅크는 타르샌드 사업의 최대 지원자로 두 은행이 합쳐 380억달러(약 40조5천억원) 어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에라클럽의 켈리 마틴은 "타르샌드와 다른 화석연료 프로젝트는 기후와 시민건강, 사회를 위협하며 (타르샌드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하기 전까지 주요 은행들은 이러한 파멸의 공범들"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타르샌드 생산과 송유관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버락 오바마 미 전임 행정부가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 텍사스 주를 잇는 '키스톤 송유관' 사업을 거부한 2015∼2016년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키스톤 송유관 사업을 승인했다.
보고서의 36개 조사 대상 은행들의 석탄 산업 관련 투자도 지난해 6% 늘었다. 이는 불과 한 해 전 투자가 38% 급감했다가 늘어난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 은행뿐 아니라 14개 유럽 은행들도 석탄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난해에만 20억달러(약 2조1천억원) 이상 늘렸다.
뱅크트랙의 요한 프레인스는 유럽의 주요 은행들이 "세계 곳곳에 새로운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업체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근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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