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ETF 원금 전액손실도 가능"…당국, 첫 금융상품 경보
<YNAPHOTO path='C0A8CA3D0000015475C46C5C00047F90_P2.jpeg' id='PCM20160503046000039' title='상장지수펀드 ETF(일러스트) [제작 김민준]' caption=' ' />
은행권 지난해 4.1조 판매…올해도 월평균 6천400억 수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개인 사업을 하는 A씨는 은행에서 1∼2개월 만에 2%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투자를 추천받았다.
은행 직원이 원금손실 등 투자위험에 대해 설명했지만, A씨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레버리지 ETF 신탁'에 5천만원을 넣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예상과 달리 하락하면서 1천만원의 원금손실을 보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을 중심으로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금전신탁상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28일 고위험 ETF 신탁 상품에 소비자경보(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금감원이 특정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소비자경보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TF란 코스피200 등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 상품이다.
ETF 중에서도 해당 지수보다 2배로 크게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나 해당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는 고위험등급 ETF로 분류된다.
예컨대 코스피200이 하루 동안 1% 올랐다면 코스피 200을 기초지수로 삼는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2배인 2%가 되고, 인버스 ETF는 -1%가 된다.
반대로 코스피200이 1% 떨어지면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2%가 되고, 인버스 ETF는 1% 수익이 되는 식이다.
이 같은 고위험 ETF 상품은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으며,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등락폭 보다 상품 손익의 변동폭이 더 크다.
금감원이 고위험 ETF 상품에 소비자경보를 내린 것은 최근 미국 금리 인상 및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외 금융·경제여건이 크게 변하면서 국내외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고위험 ETF 판매액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이 판매한 고위험등급 ETF는 4조1천397억원으로 2015년(2천694억원) 대비 15.4배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판매액이 6천379억원을 기록, 지난해의 2배 수준일 정도로 판매액이 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고위험 ETF 관련 민원이 급증할 수 있다고 보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의 단계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한다"며 "상품 투자 시 생활자금이나 필수 결제자금 등은 원금이 보장되는지 여부, 투자 기간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고위험 ETF 신탁 판매 은행에 상품 판매 시 '소비자 경보발령'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지도하고, 민원 발생 증가 등 불완전판매 소지가 발견될 경우 현장조사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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