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에서 웬 '음악감상회·정기클래스'…문화콘텐츠 '인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호텔 수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원하는 내국인 고객들을 잡기 위한 호텔들의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단순히 숙박과 식음 제공을 넘어서 음악감상회를 열거나 소규모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문화콘텐츠에 집중하는 호텔이 늘었다.
호텔이 제공하는 문화콘텐츠를 누리려는 내국인 고객도 함께 많아져 내놓는 프로그램마다 인기를 끌고 있다.
L7홍대는 17일 하이어뮤직 소속 아티스트이자 힙합 프로듀서인 '우기'의 음반 발표 기념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국내 호텔에서 앨범 발표 기념 음악감상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호텔이 있는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해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를 초청했다고 호텔은 설명했다.
이 행사는 참석 가능 인원 20명의 20배에 달하는 400명이 참여를 위해 사연을 응모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L7홍대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글로 정성스럽게 사연을 보낸 참가자도 있었다"며 "인증샷으로 예매한 비행기 티켓까지 보낼 정도였다"고 말했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호텔도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은 문화교양 강좌인 '살롱 드 클래스'를 분기별로 운영한다.
첫 클래스는 오는 29일 유명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김보선 씨를 초청해 '홈메이드 스프링 레시피 앤(&) 스타일링'을 주제로 열리며 참가자들은 봄 제철 재료를 이용한 핑거푸드 3종과 칵테일을 만들게 된다.
호텔 관계자는 "클래스 신청을 받은 지 일주일 만에 마감됐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더 플라자 호텔은 플라워 브랜드 '지스텀'에서 플라워 클래스를 운영한다.
원데이 클래스와 프라이빗 클래스로 나뉘며 호텔의 수석 플로리스트들이 직접 강의한다.
수업은 기본적인 부케부터 결혼식·파티 장식까지 여러 과정으로 구성된다. 각 계절에 알맞은 주제로 진행된다. 만든 모든 작품은 선물용으로 포장해준다.
출판사와 함께 북 토크 시간을 마련한 호텔도 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은 다음 달 3일 도서출판 시공사와 함께 '고전문학 살롱' 행사를 개최한다.
참가자들은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놓고 130여 년 전 파리를 주제로 토론한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백화점의 발전상에 따른 사회적 명암과 이를 둘러싼 여러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려낸 소설이다.
아울러 김윤주 한성대 크리에이티브 인문학부 교수는 파리의 예술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호텔 문턱이 낮아지고 호텔을 또 하나의 즐길 거리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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