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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수니 아랍 관계, 적대에서 '새 친구'로
대이란 공동대응에 에너지·경제 상호의존성이 아랍 정치지형 급변시켜
'팔레스타인 피로'도 한몫…일반 대중의 팔레스타인 유대감은 불변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아랍 세계와 이스라엘이 숙적이라는 오랜 '상식'이 깨지고 있다. 숙적은 커녕 "지금은 모든 이가 이스라엘을 사랑하고 있다"는 과장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적대국' 이스라엘행 여객기에 자국 영공을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처음으로 개방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유착설, 내통설이 나돈 지도 꽤 된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지난 달 150억 달러(약 16조 원) 규모의 천연가스계약을 맺었다. 두 나라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안보협력을 강화하면서 지난 2년여 이스라엘이 엘시시 대통령의 묵인 하에 이집트 시나이 반도 북부에서 이집트에 골칫거리인 이슬람국가(IS) 세력에 대해 공습을 해왔다.
사우디,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밀착에 대해선 이슬람 수니파 핵심 국가들이 시아파인 이란의 중동 영향력 확대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주된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이가 이스라엘을 사랑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26일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중동 전문가 샤이 펠드먼 등은 최근 11일간 쿠웨이트와 사우디를 여행하는 동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언급은 딱 한번 밖에 듣지 못했다며 이스라엘과 이들 나라 간 "새로 맺어진 우의엔 이란에 대한 공동대응 이상의 것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십 년간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으로 뭉쳤던 아랍 세계의 지형이 극적으로 변한 것엔 이란과 IS로부터의 안보 위협 뿐 아니라 실제론 에너지를 포함해 경제적 환경의 변화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연안에서 대규모 천연가스전이 발견됨으로써 이스라엘은 에너지 독립을 넘어 수출국으로 전환하게 됐다. 이집트는 이스라엘 천연가스를 수입, 액화 후 유럽과 아프리카로 재수출함으로써 역내 에너지 기지로 부상할 수도 있게 됐다. 과거 적대국 사이에 경제적인 상호의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첨단기술력과 혁신경제에 기반한 이스라엘과 사우디 등 걸프협력이사회(GCC) 6개국 사이의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도 중동 정치지형 급변의 주요 동인이다.
펠드먼 등은 "GCC 회원국들은 이미 테러리스트 위협에 대한 대처에서 이스라엘로부터 첨단 정찰기술과 정보 공유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GCC 회원국들이 석유와 가스를 팔아 얻은 수입에만 의존하던 자국 경제를 서비스, 기술, 지식에 기반을 둔 경제로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의 민간 기술 협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상상해보라고 펠드먼 등은 강조했다.
이런 경제 환경 변화 속에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아랍 국가 정부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간 협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아랍 국가 정부들은 공식적으론 팔레스타인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지난 70년간 별다른 성과가 없는 데다, 더욱 중요하게는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비효율성과 분열 등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피로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랍 국가 정부들의 태도는 변하고 있으나 일반 대중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동정과 유대감은 변하지 않고 있다. 2011년`아랍의 봄'을 경험한 이 지역 정부들로선 대중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 관계에서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펠드먼 등은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수니 아랍 국가들과 적대관계일 때는 서방의 첨단 무기와 기술이 이들 나라에 이전되는 것을 반대하고 막기만 하면 됐으나, "새로 맺은 친구들"로 인해 딜레마에 빠졌다. 독일의 대 이집트 잠수함 판매를 둘러싼 이스라엘 내부의 찬반 논쟁, 사우디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통한 핵기술 습득에 대한 불편감 등이 그렇다.
y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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