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곱빼기 청구' 8억 꿀꺽…어린이집 운영 부부 입건
부부 "설립자인 어머니 지시 따랐을 뿐" 범행 부인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어머니가 설립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정부 보조금을 시청과 교육청에 이중 청구해 4년간 8억원을 빼돌린 운영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영유아 보육법 위반 및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경기 시흥 모 어린이집·유치원 운영자 A(4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유치원 교사로 허위 등록한 뒤 인건비 보조금을 받아 챙긴 혐의(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씨 아내 B(40)씨도 입건했다.
A씨는 2012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시흥시의 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운영하며 급식비·교재비·식자재비 등을 시청과 교육청에 부풀려 청구해 1천100여차례에 걸쳐 보조금 8억원을 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도 2012∼2014년 남편이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교사로 일하지 않고도 교육청이 지원하는 인건비·교직수당·담임수당 등 보조금 800만원을 부정 수급한 혐의를 받았다.
B씨는 유치원 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으나 실제로 일은 하지 않고 월급만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관할 기관이 시청과 교육청으로 나뉘어 있는 점을 악용, 어린이집 운영비를 유치원에서도 지출한 것처럼 부풀려 두 기관에 이중으로 보조금을 청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경찰에서 "어린이집·유치원 설립자인 어머니 지시에 따라 업무를 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 어머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어머니도 혐의가 어느 정도 있었지만, 고인이어서 입건하지 않았다"며 "피의자 부부가 범행을 부인했지만, 시청과 교육청에서 확보한 보조금 지급 내역서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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