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늘어난 지은희 "세계 1위·메이저 우승 목표"
2009년 US오픈 이후 다음 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메이저 2승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키 마우스' 지은희(32)가 세계 랭킹 1위와 메이저 대회 2승째를 목표로 내걸었다.
지은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에 거둔 승리다.
2008년 웨그먼스 LPGA와 2009년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8년이 넘도록 3승째를 올리지 못했던 지은희는 3, 4승을 연달아 일궈내며 '제2의 전성기'를 알렸다.
특히 지은희는 지난해 10월 대만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8개 대회에서 2승을 수확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은희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겨울에 스윙 교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그 덕에 드라이브샷이나 아이언 거리가 늘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와 비교를 해달라'는 질문에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20야드(약 18m) 정도 더 나간다"며 "두 클럽 정도 더 짧게 잡을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은희는 지난 시즌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가 250.1야드로 96위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259.1야드로 55위로 상승했다. 순위와 비거리가 모두 향상됐다.
지은희는 "이번 대회에서도 그린 가까이에 공을 보낼 수 있게 되면서 경기를 풀어가기가 한결 수월했다"고 분석했다.
2009년 US오픈 우승 이후 코치를 교체했다고 밝힌 지은희는 "그때는 내가 페이드 샷만 구사할 수 있었는데 스윙을 바꾸면서 드로샷도 익힐 수 있었다"며 "하지만 꾸준함이 떨어지면서 샷이 흔들렸다"고 회상했다.
2년 전부터는 스윙 코치 없이 캐디와 함께 투어를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1타 차로 앞서 있던 14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잡은 상황에 대해서는 "바람이 뒤에서 불어오고 있었는데 어제와 똑같은 7번 아이언을 잡았다"며 "어제 7번 아이언으로 쳤는데 오늘 핀 위치와 비슷한 곳으로 공이 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은희는 "공이 날아가는 모양새가 좋아 보였고, 옆에 있던 리젯 살라스가 '홀 안으로 덩크슛처럼 빨려 들어갔다'고 알려줬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이 대회 우승과 홀인원 부상으로 기아자동차의 스팅어와 소렌토 자동차를 하나씩 받게 됐다.
'차 두 대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홀인원이 8번째인데 부상으로 자동차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동계훈련을 통해 스윙 교정을 열심히 했다는 지은희는 "그 보상을 받은 느낌"이라며 "드라이버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퍼트다. 이번 대회에서도 퍼트가 잘 들어가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상승세로 목표를 새로 잡았다는 그는 "세계 1위가 가장 큰 목표"라며 "지금은 메이저 대회에서 또 우승하고 싶다"고 답했다.
29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 출전하는 그는 "스윙이나 퍼트 감각이 좋기 때문에 메이저 우승에 도전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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