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미국 겨냥 무역전쟁 연일 비판…"엄포에 항복않을 것"
"중국은 무역전쟁 버틸 능력 충분하다…핵전쟁처럼 승자 없어"
"미국 겨냥한 중국 비밀무기는 보잉·대두·에너지·자동차"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대 600억달러(64조원)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이 이는 가운데 중국 언론이 연일 대미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인민일보 국내판과 해외판은 26일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로 미국의 일방주의적 보호주의 정책을 비난했다.
이 신문은 4면 전체를 '미중 무역전쟁'에 관한 내용으로 채우고 5편의 비판 기사를 게재했다.
논평에선 "트럼프 태동령이 휘두른 '무역 방망이'에 미국 국내는 펄쩍 뛰며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근심에 빠져 있다"며 "미국 민중도 보호주의 정책이 불러올 생산 원가 상승과 소비자 물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 고위급 포럼'에 참석한 미국 측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해 "무역전쟁은 핵전쟁처럼 승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종성(鐘聲) 칼럼을 통해선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을 비판하며, 개방정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은 세계 무대에 개방의 지혜를 통한 성공 스토리를 보여줬다"며 "중국의 개방의 길은 자신뿐 아니라 세계에도 공동 발전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의 무역적자의 근본 원인은 총수요가 총공급보다 크고, 내수 위주의 미국 경제구조에 있다"면서 "양국 간 무역관계는 오히려 직·간접적으로 미국 내 일자리 260만 개를 제공할 정도로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설과 분석 기사 등을 통해 미중 무역전쟁에 승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만약 무역전쟁이 벌어져도 중국은 버텨낼 능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포한 뒤 초기 성과를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이 이에 대응해 수백억 달러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조치를 한다면 계속해서 득의양양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문은 "최근 1년여간 세계를 향해 몽둥이를 휘두르며 순항 중인 미국 정부에 진정한 훈계가 필요하며, 그 역할은 중국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중국이 무역마찰에서 앞장서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이미 세계 제1의 무역대국이고, 코끼리가 토끼 뒤에 숨을 수 없는 것처럼 중국의 권리를 자신의 능력으로 쟁취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미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카드로 무역전쟁에서 공격해 올 수 있지만, 중국은 이를 충분히 굴복시킬 능력이 있다"면서 "한반도 등 국제무대에서도 중국은 미국의 각종 카드를 견제할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공격에 대항할 중국의 비밀무기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우선 "중국은 지난해 보잉사로부터 202대의 항공기를 구입했다. 이는 세계 전체 판매량의 26%에 달하고, 중국은 미국을 제외한 가장 큰 시장"이라며, 보잉 불매는 미국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대두(大豆), 에너지, 자동차, 금융 등 분야가 보복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년간에 걸친 미국 국채 매각과 미국 주식 시장 타격 등을 포함한 금융 부문 역시 중국의 비밀무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