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들의 경고…"무역전쟁은 美경제위기 부를 것"(종합)
스티글리츠·실러, 무역전쟁 야기한 트럼프에 일제히 일침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조지프 스티글리츠, 로버트 실러 등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석학들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촉발된 양국 간 무역갈등이 세계무역기구(WTO)로 대표되는 자유무역체제는 물론 미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고 미국 CNBC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에서 미국이 무역분쟁의 최종심을 담당하는 WTO 상소 기구의 위원 선임을 가로막아 WTO가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과거의 무역갈등은 언제나 WTO의 틀 안에서 해결됐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 선임을 방해해 WTO 상소 기구가 불구(hamstrung)가 되고 있다는 것이 현재 가장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WTO 상소 기구는 사법체계로 치면 대법원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7명의 상소 기구 위원은 164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선임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2016년 1차 임기가 끝난 장승화(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 위원의 연임을 반대하는 등 상소 기구 인적 구성에 계속해서 불만을 표시했고, 그 사이 3명의 위원직이 공석이 되면서 WTO는 분쟁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WTO는 전통적으로 새로운 위원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면서 "국제사회가 법에 기반을 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중국이 무역분쟁을 WTO로 가져와 법치를 고수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은 상호 보복관세로 미국에 맞대응할 계획이라며 "그들은 고통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미 지역을 겨냥해 경제지도를 짜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무역전쟁 우려가 커질수록 상대국들은 트럼프의 지지지역을 타깃으로 보복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트럼프에게 정치적 부메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가 전반적으로 인상된다면 이는 생활비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높은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굳건한 경제성장에 위협으로 되돌아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실러 예일대 교수도 미 중간 무역갈등의 심화는 경제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CNBC와 한 인터뷰에서 "기업들은 장기계획에 따라 숙련된 노동력과 사업방식을 개발한다"며 "하지만 (무역전쟁으로) 수입이 차단된 국가들에서는 이런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혼돈 그 자체다"며 "만약 사람들이 이러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생각한다면 미래의 개발 속도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러 교수는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로 미국 경제에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양국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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