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시포니모드, 2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에 효과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노바티스 제약회사가 개발한 신약 시포니모드(siponimod)가 현재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는 2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secondary progressive MS)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바젤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루트비히 카포스 박사 연구팀이 31개국 292개 의료기관에서 2차 진행성 MS 환자 1천3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임상시험에서 시포니모드가 증상의 악화 속도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24일 보도했다.
임상시험은 3개월 동안 903명에게는 시포니모드 2mg을 매일 경구 투여하고 424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시포니모드 그룹이 증상 악화의 진행이 대조군에 비해 21%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카포스 박사는 밝혔다.
이 밖에도 시포니모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재발률이 55% 낮고 뇌 용적의 손실도 23% 적었다.
일부 환자는 증상이 완화되면서 체력이 개선돼 장거리를 걷는 능력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들은 처음엔 부축을 받아야 걸을 수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시포니모드가 투여된 환자들도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가 느려졌을 뿐 증상은 계속 나빠졌다.
영국 다발성 경화증 학회의 수전 콜하스 박사는 시포니모드가 2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의 최초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증상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대단한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것으로 그는 평가했다.
노바티스 사는 올가을까지 유럽연합(EU)에 시포니모드의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다발성 경화증(MS: multiple sclerosis)이란 신경세포의 축삭(axon)을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인 수초가 손상돼 뇌와 척수로 이루어지는 중추신경계에 다발성으로 염증이 발생, 침범 부위에 따라 운동마비, 언어장애, 시력장애, 배변-배뇨장애, 성기능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현재 완치방법은 없다.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여러 증상이 나타났다가 완화되고 재발했다 완화되는 재발-완화 반복성 다발성 경화증(relapsing-remitting MS)이다.
이런 반복적 과정이 오래 반복되다 보면 신경계의 손상이 누적돼 만성 퇴행성 질환처럼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1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을 거쳐 최악의 단계인 2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에 이르게 된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 최신호(3월 22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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