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찾은 오바마, 트럼프에 쓴소리…"주위에 찬성자만 두면 위험"(종합)
"北고립이 핵협상 어렵게 해…여러 국가가 힘 모아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위에 찬성자만 두면 위험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도쿄(東京)에서 일본의 비정부기구 주최로 열린 '세계 오피니언 리더즈 서밋'에 참석해 "(내 대통령) 임기 중에는 오히려 반대의견에 귀를 기울이려고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대통령은 다른 의견을 듣고 결단을 내리는 사람"이라며 최근 미국 정부 인사의 잇따른 경질과 사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미국의 현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자신의 세계관에 맞는 뉴스만 선택하며 치우치고 있다"면서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 "지구온난화의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과 논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미 정상회담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북한의 고립이 핵협상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한 협상은 어렵다"며 "북한의 고립이 무역·여행 제재 금지 같은 지렛대를 줄이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에 대해 했던 노력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거기에 더 많은 지렛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란에 비해 북한과의 핵협상이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 규범의 밖에 있으면서 나머지 세계와 연결돼 있지 않은 예"라며 "북한과 함께할 상행위나 여행이 거의 없는 것이 북한이 협상에 덜 얽매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노력은 여전히 어렵다"며 "한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 등 여러 국가가 각각 행동하는 것보다 함께 북한에 대한 압력을 결합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실존하는 위협"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우리는 항상 이(북한 관련) 이슈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해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뉴질랜드, 호주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일본에 도착해 이날 아베 총리와 도쿄(東京) 긴자의 초밥집에서 점심 회합을 가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방일은 작년 1월 퇴임 후 처음이다. 아베 총리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만남은 아베 총리가 하와이를 방문한 지난 2016년 12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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