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당분간 조정 불가피…"안정 후 재상승"
무역전쟁 심화 가능성 제한적…1분기 실적 주목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이번 주(26∼30일) 코스피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에 따른 조정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5일 "이번 사태가 미국과 중국 간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전 세계 교역량 위축과 세계 경제 성장률의 하향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조 센터장은 "결과적으로는 타협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지만 바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시장이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중 무역마찰 심화를 이번 주 증시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심화 가능성으로 단기 충격은 피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충격 후 회복 속도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빨라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미국 통상정책 관련 이슈가 과거 북핵 리스크와 같이 시장에 상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 심화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지수가 앞으로 안정을 되찾은 뒤 다시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정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반영돼 있던 낙관론은 상당 부분 제거됐다고 판단된다"며 "경기나 실적이 양호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추세적인 하락보다는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국내 경기와 기업 실적에 타격을 가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상승 추세 이탈보다는 안정 후 재상승을 예상한다"며 "반도체, 중국 관련 소비주, 은행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오히려 중국의 추가적인 시장 개방과 첨단업종에 대한 지적재산관 등의 보호조치가 강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반도체 등과 같은 경쟁력을 가진 업종들의 수혜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4월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국내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기업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반면, 한국은 둔화 중"이라며 "다만 연초부터 하향 조정된 컨센서스(시장기대치)가 현재는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 1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유겸 연구원은 "3월 20일까지 수출액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년보다 9% 이상 증가하는 등 1분기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출지표 호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무역분쟁 우려 완화 시 실적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용준 센터장은 "무역분쟁 우려가 기업 실적이나 펀더멘털(기초여건) 등 기업 가치에 변화를 주는 요인은 아니므로 침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4월 실적 시즌 전까지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로 2,350∼2,450선을 제시했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