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폴란드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PiS)'이 낙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을 추진하면서 폴란드 시민과 유럽연합과(EU)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폴란드 현행법은 산모의 생명이 위협을 받거나 태아가 심각한 기형인 경우와 강간, 근친상간 등으로 인해 원치 않은 임신이 이뤄질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여기에 보수 정치권은 불치병을 갖고 있거나 다운증후군 등의 기형을 안고 있는 태아에 대해서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 추진에 나섰다.
이에 23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폴란드 시민이 수도 바르샤바와 주요 도시에서 엄격한 낙태법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24일 전했다.
시위대는 새로운 낙태법안의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빨간색 손팻말 등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벨기에 브뤼셀 등에서도 여성들이 폴란드의 낙태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폴란드 여성들에게 연대감을 나타냈다.
폴란드 보수 정치권은 2016년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했으나, 여성들이 전국적으로 거리로 쏟아져나와 시위를 벌인 영향으로 법안이 투표에서 부결됐다.
당시 여성들은 생식권에 대한 애도의 의미로 검은 옷을 차려입었고, 시위는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검은 시위'로 불렸다.
이와 함께 EU는 낙태 강화법안이 국제법에 저촉된다며 폴란드 측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EU 인권커미셔너인 닐스 무이지니엑은 "이 같은 조치는 인권법을 따라야 하는 폴란드의 의무와 충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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