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비수 꽂은 로저스 "나답게 던지자고 명상"(종합2보)
넥센 로저스 6⅔이닝 2자책 승리·한화 샘슨 4이닝 5자책 패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로 활약하다가 팔꿈치 부상으로 쓸쓸하게 떠났던 에스밀 로저스가 넥센 히어로즈 에이스로 돌아와 한화에 비수를 꽂았다.
로저스는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개막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선발 등판, 6⅔이닝 9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6-3 승리를 이끌었다.
로저스는 2015년 시즌 중 한화에 합류, 10경기에서 완투 4번, 완봉 3번 등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6경기 2승 3패로 부진하다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한화를 떠났다.
로저스는 건강을 되찾고 올 시즌 넥센과 계약해 한국 마운드로 돌아왔다.
KBO리그 복귀전 상대는 공교롭게도 한화였다.
로저스는 1회 초 첫 상대인 이용규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사 후 송광민, 김태균, 하주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로저스는 2회 초에도 1점을 잃었다. 무사 1, 3루에서 1루 주자 최재훈을 견제하려다 악송구를 해 3루 주자 제러드 호잉의 득점을 도왔다.
하지만 로저스는 이후 안정을 되찾아 6회까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5회 초에는 2사 1루에서 양성우를 견제구로 잡아내며 2회 초 실책을 만회했다.
7회 초, 로저스는 1사 후 호잉에게 우월 3루타를 맞았다. 최재훈을 포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처리했지만, 오선진에게 볼넷을 던지면서 이보근으로 교체됐다.
로저스는 만족한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넥센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이보근이 이용규에게 적시타를 맞아 로저스의 자책점이 1점 올라갔고, 넥센은 6-3으로 추격당했다.
그러나 이후 이보근, 김상수, 조상우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막으면서 로저스는 한화 상대로 복귀전 첫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로저스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며 "첫 두 이닝이 조금 흔들렸지만 라커룸에 들어가서 '나답지 못한 투구를 했다'고 생각했다. 짧지만 명상을 통해 '남은 이닝은 나답게 던지자'고 생각했다"며 안정을 되찾은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더 던지고 싶었으나 벤치의 마운드 운영 계획과 투구 수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더 던지지 못했다. 100개 이상 투구했는데 앞으로도 많은 공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책임감을 보였다.
로저스가 자존심을 세운 만큼 한화의 이날 개막전 마운드 대결 패배는 착잡했다.
야심 차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이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샘슨은 KBO리그 데뷔전에서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4볼넷 8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하고 패전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샘슨에 대해 "6이닝 2∼3실점을 해주면 호투라 생각한다. 그 정도는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샘슨은 부응하지 못했다.
투구 수도 100개 안쪽으로 맞추겠다고 한 감독은 밝혔지만, 샘슨은 이날 110구를 던졌다.
샘슨은 시속 152㎞의 빠른 공을 자랑했지만, 로저스의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150㎞로 크게 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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