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개개인성에 맞춘 교육 필요"
토드 로즈 미국 하버드대 교수 신간 '평균의 종말'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학교나 직장에서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흔히 평균이 기준이 된다. 평균보다 뛰어나면 우수한 것으로, 평균보다 못하면 부족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미국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의 토드 로즈 교수는 '평균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신간 '평균의 종말'(21세기북스 펴냄)에서 '평균적 인간'이란 개념은 인간의 잘못된 통념이라고 지적하며 평균이 아닌 '개개인성'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한다.
평균의 시대는 19세기 중반 시작됐다. 벨기에의 천문학자 케틀레는 천체의 회전속도 측정에 쓰인 평균법을 사회학에 적용했다. 케틀레는 키와 체중, 얼굴빛, 가슴둘레 등 여러 인간 특징을 평균 냈다. 그 뿐 아니라 결혼연령, 사망연령, 연간 출산, 연간 범죄 발생 건수, 연간 자살률 등 닥치는 대로 평균을 내서 '평균적 인간상'을 제시했다. 그는 '평균적 인간'이 정상적인 인간이라는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평균의 시대'를 열었다.
비슷한 시기 영국의 부유한 상인이었던 프랜시스 골턴은 케틀레의 평균 개념에 계층의 개념을 더했다. 그는 인간을 최하위 계층인 '저능층'부터 중간 계층인 '평범층'을 거쳐 최상층인 '우월층'까지 14개 계층으로 분류했다. 케틀레가 평균을 정상의 개념으로 봤다면 골턴은 평균을 평범함의 개념으로 바꿨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된 '평균의 시대'는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책은 이런 '평균의 시대'가 어떻게 교육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비판하며 '개개인성'에 맞춘 교육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지금은 하버드대 교수가 됐지만 고등학생 때는 내신성적이 평균 'D-'로 낙제점을 받았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최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했고 생활보호대상자로 살았다. 사회가 기대하는 평균에 미치지 못했던 그를 사람들은 '문제아'라고 불렀다.
저자는 이후 시스템에 순응하려는 노력을 그만뒀다. 대신 시스템을 자신에게 맞출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고교 중퇴 15년만에 하버드대 교수가 됐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인생의 반전은 숨겨진 재능에 눈떴기 때문이 아니라 개개인성의 원칙을 따랐기 때문"이라며 교육에 있어 아이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개개인성의 원칙'을 제시한다.
"이제 더는 평균의 시대가 강요하는 속박에 제한당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시스템에 대한 순응이 아니라 개개인성을 중요시함으로써 평균주의의 독재에서 해방돼야 한다. 우리 앞에는 밝은 미래가 펼쳐져 있으며 그 시작점은 평균의 종말이다."
정미나 옮김. 324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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