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조만간 전투기 탑재용 레이저무기 발사 시험
출력 50㎾급으로 F-15 전투기 탑재용, 드론ㆍ미사일 요격
실전 배치한 러시아보다 '낙후,' 기술적 문제 여전히 난제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가 드론 요격용 레이저무기를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공군도 레이저무기 발사 시험에 나선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공군은 올여름 50㎾ 규모의 출력을 내는 레이저무기 발사 시험을 할 계획이다.
제프 스탠리 미 공군 부차관보(과학기술 담당)는 이 시험이 궁극적으로 F-15 전투기에 탑재돼 드론과 미사일 요격에 사용될 레이저무기와 관련된 것이라면서, "올여름에는 이 시험을 시작하고, 내년 여름까지는 전투기에 실제로 탑재해 발사하는 시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리 부차관보는 이 시험이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공동으로 수행해온 방어용 레이저무기 개발계획(SHiELD)의 하나라면서, "레이저무기가 전력화하기 위해서는 중량, 출력 규모 등 넘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일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미 공군은 지난해 록히드마틴과 오는 2021년까지 항공기 탑재용 레이저무기 개발과 생산을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미 육군은 록히드마틴으로부터 60㎾ 규모의 출력을 지닌 차량탑재용 레이저무기를 공급받아 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 미 해군도 2014년부터 상륙함 폰스에 출력 30㎾ 규모의 레이저무기를 장착해 시험해왔다.
미 해군은 올해 환태평양 다국적 해상합동훈련(림팩) 기간에 차세대 레이저무기의 성능 시연을 할 계획이다. 레이저무기는 빛의 직진성을 이용해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고 특히 '빛의 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원거리 목표물도 손쉽게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더구나 소음이 없는 데다 가격도 한번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원대로 낮다.
그러나 미사일급 이상의 파괴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출력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 특히 100㎞ 이상 떨어진 표적을 파괴하려면 1㎿ 이상의 출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 연례 국정연설을 통해 핵 추진 순항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최신예 '슈퍼 무기'들에 레이저무기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은 레이저무기 분야에서 러시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개념이나 계획이 아닌 실제"라며, 육군이 이미 지난해 트럭에 탑재된 전투용 레이저무기를 공급받아 운영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 이후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은 레이저무기가 미사일과 드론 요격용으로 배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군사 전문매체 발행인인 빅토르 무라호프스키는 관영 스푸트니크 뉴스에 "레이저무기는 통상적인 요격미사일에 비해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정확도도 훨씬 높다"며 "육군에 공급된 레이저무기가 대공용과 미사일 요격용으로 배치됐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라호프스키는 특히 레이저무기 펄스의 주 동력원이 휴대용 원자로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에 있는 정치군사분석연구소의 알렉산드르 하람치킨 소장은 현 정세를 고려하면 신형 레이저무기가 근접 대공 체계와 특히 드론과 순항미사일 요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러시아가 항공기 탑재용이 아닌 트럭 등 육상 장비 탑재용 레이저무기를 개발해 배치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국방차관은 2016년 10월 초 이타르타스 통신 등 러시아언론과의 회견에서 레이저무기를 장착한 군용기 A-60 개량 사업을 거의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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