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웅 사브첸코 의원, 테러 혐의 등으로 체포(종합)
"의회 테러·쿠데타 모의"…친러 반군 격퇴 작전 참가했다 러시아서 실형 살기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기자 살해 가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면으로 풀려났던 전(前) 공군 조종사 출신의 우크라이나 여성 의원 나데즈다 사브첸코(36)가 22일(현지시간) 자국 검찰에 체포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최고라다(의회)는 이날 검찰이 제출한 사브첸코 의원 형사처분 회부·체포·구속 동의안을 승인했다.
검찰은 사브첸코가 의회에 박격포 공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테러를 저지르려고 모의했고, 앞서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 암살 기도 혐의로 체포된 블라디미르 루반과 함께 쿠데타를 모의했다며 의회에 체포 동의안을 제출했었다.
의회는 체포 동의안을 통과시킨 뒤 사브첸코 의원의 면책특권도 박탈했다.
이후 사브첸코는 의회 건물을 나오다 곧바로 국가보안국 요원들에 체포됐으며 앞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조사관들은 의회 입구에서 체포 영장을 제시하며 국가보안국까지 동행을 요구했다.
이후 사브첸코는 지지자들이 따르는 가운데 키예프의 국가보안국까지 이동했다.
이로써 한때 우크라이나의 애국심을 상징하는 영웅으로 추앙받던 사브첸코는 테러와 국가 반역 혐의로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 출신의 사브첸코는 지난 2014년 6월 정부군의 일원으로 우크라 동부 루간스크주에서 벌어지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의 교전에 참전했다가 반군에 체포된 뒤 러시아 사법 당국에 넘겨졌다.
러시아 당국은 사브첸코가 교전 과정에서 정부군에 반군 진지에 대한 포격을 요청해 현장 취재 중이던 러시아 국영 TV 방송 기자 2명을 숨지게 했다며 그녀에 대한 사법 절차를 진행했다.
러시아에 억류된 상태에서 2014년 10월 실시된 우크라이나 총선을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획득한 사브첸코는 러시아 당국이 자신에게 제시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단식 투쟁을 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러시아 법원은 지난 2016년 3월 사브첸코가 증오심에서 러시아 기자들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2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법원 판결에 저항해 다시 단식 투쟁을 하며 반발하던 사브첸코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포로 교환 합의에 따라 2016년 5월 말 사면을 받고 풀려나 조국으로 돌아왔다.
귀국 후 사브첸코는 의원으로서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펼치며 포로센코 정권을 비판하는가 하면 2019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도 밝혀 현 정권과 마찰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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