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이' 나서는 대한항공 "체력 바닥났지만 분위기 탔다"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 3차전 혈투 끝에 2년 연속 챔프전 진출
박기원 감독 "현대캐피탈과 챔프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5번째 챔프전 진출' 곽승석 "우승 간절하다"
(대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과 주요 선수들은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를 최종 3차전까지 치르느라 체력이 바닥났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대신 상승 분위기를 얻었다며 그 기세를 이어가 반드시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대한항공은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3차전에서 삼성화재에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은 플레이오프에서 1패 뒤 2연승으로 삼성화재의 벽을 넘고 챔프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과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선착하고도 플레이오프를 거친 현대캐피탈에 1승 3패로 무릎을 꿇은 아픈 기억이 있다.
설욕의 기회를 잡은 박 감독은 "정규리그 때 꼴찌부터 어렵게 올라온 끈기가 플레이오프에서도 통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적지에서 1차전을 내준 대한항공은 안방에서 열린 2차전에서 승리한 뒤 다시 적지로 돌아왔다.
3차전에서는 1세트 22-18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허망하게 세트를 내줬으나 다시 일어섰다.
2∼3세트를 잡아내고 전세를 뒤집은 대한항공은 마지막 4세트에서는 30점대를 넘는 듀스 접전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삼성화재의 추격을 따돌렸다.
박 감독은 "1세트를 내줬지만, 우리 수준의 배구를 하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선수들이 지금 서로를 믿고 있다. 그 리듬이 합쳐져서 끈기 있게 온 것 같다"고 챔프전 진출 소감을 밝혔다.
주포인 밋차 가스파리니가 39점을 쓸어담은 데 이어 토종 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특히 곽승석은 상대의 타이밍을 뺏는 서브로 결정적인 상황마다 삼성화재의 리시브 라인을 뒤흔들어놨다.
박 감독은 "곽승석의 서브 기술이 좋아 때로는 리듬을 빠르게, 느리게 바꿀 수 있다. 그게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2년 연속 챔프전에 올랐지만, 플레이오프를 3차전까지 치르느라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박 감독은 "작년에 우리가 현대캐피탈에 진 가장 큰 이유가 체력이었다. 정규시즌이 어렵게 가면서 우리가 계산해 놓은 체력 계획이 어긋났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이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대한항공의 주축 선수들도 현대캐피탈에 체력에서는 밀리겠지만, 기세는 앞선다며 해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곽승석은 "현대캐피탈보다 체력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분위기는 우리가 더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한항공의 5번째 챔프전 진출을 모두 함께하게 된 곽승석은 "나뿐만 아니라 형들도 챔프전을 많이 갔는데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해 우승이 간절하다"며 "이제는 우승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정지석 역시 "체력적인 한계에 부닥치지 않으려면 챔프전 1∼3차전 안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까지 시즌을 치른 것은 모두 모레(24일)부터 열리는 챔프전을 위한 것"이라며 "힘들 때마다 작년 챔프전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준비를 해왔다. 꼭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1차전 부진을 2∼3차전에서 만회하고도 남은 가스파리니는 "곽승석과 정지석이 잘 받쳐줘서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지는 않다"며 "이긴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 앞으로 챔프전이 있다. 오늘 승리도 좋지만, 잊고 챔프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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