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튼사령관, 러ㆍ중 극초음속무기 "구상·시험단계"지만 우려
'킨잘,' '아방가르드,' 'DF-17' 전력화 현실로 가시화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와 중국이 시속 6천㎞가 넘는 극초음속무기 전력화를 서두른 상황에서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부 사령관이 현재 미국은 대응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밀리터리 닷컴 등 미언론은 하이튼 사령관을 인용, 러시아와 중국이 "극초음속무기 개발작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해왔다"고 21일 보도했다.
하이튼 사령관은 전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추진해온 극초음속무기 대부분이 아직은 구상 단계나 시험 단계라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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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의 방어체계는 억제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며 "미국을 겨냥한 그런 극초음속무기의 동원을 거부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미국은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실토했다.
하이튼 사령관은 미국이 보유한 유일한 방어체계는 핵 보복 위협이라며, "극초음속무기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핵전력 삼각 축(nuclear triad)과 그런 위협에 맞서는 핵 능력을 중심으로 하는 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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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위력을 줄인 잠수함 발사 핵무기가 기본적인 방어체계의 한 사례라면서,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이 어디서 오더라도 이를 추적해 특정화하고 누구의 책임인지를 파악하려면 탐지 역량 개선작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핵전력 3각 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탄두 탑재 전략 핵 잠수함(SSBN), 전략폭격기로 구성된다.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무기에 대한 우려는 다른 고위 관계자들도 표시했다.
마이클 그리핀 미 국방부 차관(연구 담당)은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어림잡아도 미국보다 20배나 많은 극초음속무기를 시험했다"며 "중국이 전술이나 지역적 극초음속무기 체계를 실전 배치하면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역시 지난달 미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극초음속무기 개발에서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은 '둥펑(東風·DF)-17'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도 최근 중국이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특히 중거리핵전력조약(INF) 규제를 받지 않는 중국이 극초음속무기 개발에 매달리는 데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INF는 미국과 러시아가 직접 당사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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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마하 10(1만2천240㎞/h) 이상의 속도로 발사 후 수분 이내에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킨잘'(Kinzhal) 중거리미사일을 지난해 12월 남부 전선에 배치했다. 또 극초음속 대함 순항 미사일 '지르콘' 전력화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특히 마하 20(2만4천480㎞/h) 이상의 속도로 미사일방어(MD)망을 손쉽게 뚫을 수 있는 극초음속 전략무기 'RS-26 아방가르드'(Avangard) 핵탄두를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SS-19'에 탑재한다.
러시아 국영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 방위산업체 소식통을 인용, 아방가르드 체계 가운데 극초음속 글라이더(탄두) 첫 운반체로 지상 발사형 SS-19 '스틸레토'(Stiletto)를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극초음속무기는 마하 5(시속 6천120㎞) 이상의 속도로 지구 상 어느 곳이라도 3시간 이내 타격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다. 특히 비행 중 방향을 바꾸거나 재래식 미사일과 달리 예측 가능한 궤적을 그리지 않아 미래전의 양상을 바꿔놓을 주요 전력으로 꼽힌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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