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롤터 불만" 스페인, 브렉시트 전환기간 합의에 몽니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Brexit)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21개월간의 전환(이행)기간을 두기로 합의했지만 영국령 지브롤터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지브롤터와 관련해 추가 양보가 없으면 스페인은 이번 합의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베리아 반도 남단에 있는 지브롤터는 1713년 영국령이 된 이래 스페인의 영토반환 요구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여의도 80% 크기의 면적에 3만명이 거주하는 지브롤터는 외교·국방을 뺀 전부를 자치정부가 결정하는 영국령이다.
EU는 지난해 4월 브렉시트 협상 관련 가이드라인에 '스페인의 승인 없이는 영국령 지브롤터에 대한 어떤 합의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었다.
스페인은 이번 합의문에 이같은 거부권을 좀 더 명확히 해 법률 문서화하는 방안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U 회원국들은 그동안 스페인과 영국이 먼저 양자 합의를 이뤄야만 지브롤터에도 브렉시트 협상 결과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스페인은 그러나 영국과 양자 합의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브롤터가 영국과 함께 EU를 떠나거나 전환기간을 적용받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전환기간 합의를 발표하면서 지브롤터 역시 이같은 적용을 받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이번 합의는 지브롤터를 포함한다. 우리 견해로는 그렇다"고 말했다.
다만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수석대표는 "영국과 스페인 간 양자 합의가 없으면 영국과 EU 간 어떠한 합의도 지브롤터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입장차를 보였다.
EU는 오는 2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 전까지 스페인이 이번 합의에 대한 지지를 밝히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그러나 만약 EU 회원국 모두가 이번 합의를 지지하지 않을 경우 전환기간 설정으로 인해 명확성을 갖게 된 영국 내 기업들에게 다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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