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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베트남 여성, 범행 전 베트남 공항서도 예행연습
월스트리트저널, CCTV 영상 공개…변호인 "몰래카메라 촬영으로 믿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를 받는 베트남 여성이 베트남 국제공항에서도 예행연습을 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이 여성은 작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6)와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베트남 국적 도안 티 흐엉(30)이다.
이들 피고인은 몰래카메라를 찍는다고 속인 북한인들에게 이용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김정남 암살 11일 전인 2017년 2월 2일 오후 4시 30분 베트남 하노이 외곽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흐엉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범행 연습을 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 TV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흐엉의 변호인이 말레이시아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것이다. 이 영상에는 흐엉이 공항 출국장에서 서성이다가 여행 가방을 카트에 싣고 출구를 빠져나가는 한 남성을 뒤쫓아가 등 뒤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서둘러 달아나는 장면이 담겼다.
흐엉 변호인은 "이 남성이 베트남 공무원"이라며 "흐엉은 몰래카메라 촬영으로 믿었다"고 주장했다.
흐엉은 그동안 재판에서 '와이'(Y)란 가명으로 알려진 북한인 용의자 리지현(34)이 2016년 12월 하노이에서 자신을 영입했다면서 "그는 거짓말쟁이다. 그는 비디오를 찍는다며 나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흐엉의 첫 촬영은 하노이의 명소 중 한 곳인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진행됐는데 당시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키스를 하라는 주문을 받았지만, 상대방이 피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흐엉과 시티는 북한인들에게 영입돼 캄보디아와 쿠알라룸푸르 등지에서 수차례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흐엉은 연습할 때마다 250달러(약 27만 원)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작년 10월부터 흐엉과 시티에 대한 재판을 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법은 고의로 살인을 저지를 경우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재판부가 살해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면 두 피고인은 교수형을 당할 수 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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