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 왕세자 환대…미국산 무기 지속 구입 당부
"부친이 현명한 결정 내려"…빈살만 왕세자 지지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왕위 계승 확정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고 우호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사우디의 미국산 무기 수입 덕에 미국 내 일자리가 늘어났다며 사우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사우디가 구입한 미국산 무기의 종류를 보여주는 차트까지 동원, 사우디의 무기 수입으로 미국에 생겨난 신규 일자리가 4만여개에 이른다고 현장에 있는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지난해 2월 두 정상은 미국산 무기 구입 등의 명목으로 사우디가 미국에 총 2천억 달러(한화 약 214조 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겸하는 빈살만 왕세자에게 미국산 무기 구입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약속한 투자가 모두 이행되면 그 규모가 4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이란에 대한 시각차로 껄끄러웠던 양국 관계가 다시 공고해진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앙숙 관계인 이란에 대해 핵 합의 문제 등을 거론하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 또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아돌프 히틀러에 비교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처럼 이란도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할지 모른다며 경계하고 있다.
사우디가 개입한 예멘 내전도 사실상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라는 관측이 있다. 국방장관을 겸하는 빈살만 왕세자는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이슬람 시아파 반군 후티를 격퇴하겠다며 전투기 폭격을 지시,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회담서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국제사회에 재확인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며 빈살만 왕세자를 후계자로 정한 살만 국왕의 선택을 칭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친이 매우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사람인 당신 아버지가 그립다"고 말했다. 살만 국왕도 올해 말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이날 회담서는 양국의 핵 분야 협력방안 등도 논의됐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추진 중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투자 유치를 위해 이번 방미 기간 뉴욕, 보스턴,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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