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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대화에 보상없지만 대북 인도적 지원은 준비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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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대화에 보상없지만 대북 인도적 지원은 준비돼 있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강경화 외교장관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대화에 나온다고 해서 보상해 줄 수 없다는 게 미국과 우리의 입장이지만 대북 인도적 지원의 경우 제재 문제와 상관 없어 정부는 (지원)한다는 원칙을 정했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외교이사회 참석차 브뤼셀을 방문한 강 장관은 이날 브뤼셀 공항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특히 "개인적으로는 당장에라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고 싶다. 인도적 지원은 제재의 틀 안에서도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4월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간 신뢰회복 차원에서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미정상회담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데.
▲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져서 비핵화 관련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한다는 게 미국과 공유하는 목적이다. 전임자가 못한 일을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 그런 의지로서 북측으로부터 시그널이 왔을 때 하자고 한 것인 만큼 (잘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은 어차피 탑다운(방식)이다. 정상의 (대화) 의지를 기반으로 한정된 시간에 가장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각 정부의 과제다.
--북한은 아직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데.
▲ 비핵화 문제, 북미 관계 개선 문제에 관해서 이른 시일 내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고 싶다는 것은 그쪽(북한)이 먼저 (제안) 했고 거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화답한 것이다. 북한이 아직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아마 북한도 답이 이렇게 빨리 오리라는 생각을 안 했을 것 같다. 지금 상황을 파악하고 북한 내부의 메시지 관리도 해야 하는 등 북한 나름대로 부담과 과제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일이 지금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
--북미 간에는 아직 정상회담 사전접촉 움직임이 없는데.
▲ 미국 백악관이 그런 준비를 해가고 있는 것 같다. 어차피 대통령이 움직이는 것이니까 백악관 중심으로 팀을 꾸려 나간다는 움직임이 있다.

--현실적으로 국무부에 한반도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최근에 대화파인 틸러슨 국무장관이 바뀌었고,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6자회담 수석대표)가 그만둬 아무래도 국무부에 갭이 있겠지만, 과거 북한과의 경험이 개인에 한정된 게 아니라 조직에 담겨 있다.
--미국의 차기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언제쯤 임명되나.
▲ 우리(한국 정부)는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주한미대사가 빨리 임명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미국 정부 측에)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름이 떠오르고 있다는 언급은 없었다.
--북한이 협상에 나올 경우 비핵화 조건으로 체제안전보장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 북한은 체제 안전문제도 당연히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다. 그렇지만 북한은 우선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제재완화도 고려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 의제를 논의하는 단계에서 북한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이쪽에서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드러나게 될 것이다).
북한이 대화에 나온다고 해서 보상해 줄 수 없다는 게 미국과 우리의 입장이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준 게 없다. 그렇지만 대화에 나와서 비핵화를 향해 구체적인 플랜에 동의해주고, 행동을 취하면 (제재완화도 고려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이란 핵 모델이라는 얘기가 나오더라. 오랜 세월 협상 끝에 합의하고, 그 합의에 따라 이란의 구체적인 행동이 있었을 때 그때 제재를 푸는 모델이다. 그런 과정에 북한이 원하는 체제안전보장도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향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어떻게 진행될까.
▲ 과거 (북한과)의 합의 내용, 합의하면서 미처 챙기지 못했던 부분을 면밀히 분석해서 이번에는 정말 하나도 틈이 없도록 마지막 검증까지 하고 가야 하는 긴 프로세스가 될 것이다.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정상회담 전까지 만드는 것은 시간상으로 좀 어려울 것 같고, 두 정상 차원에서 큰 틀의 합의를 해서 앞으로의 비핵화 방향과 타임테이블을 제시하는 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막상 북한과 테이블에 앉아봐야 그림이 구체적으로 나올 것 같다.

--북미정상회담의 원활한 준비를 위해 회담 이전에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을 기대할 수 있을까.
▲ 북미정상회담의 원활한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특사 교환 등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 합의할 부분이니까 (결과가 나오면) 우리(한국 정부)로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정상회담 전 신뢰구축 방안의 하나로 대북지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제재 문제와 상관없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한다는 원칙을 정했고, 할 준비가 돼 있다. 다만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만 딜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있다. 특히 일본과 미국은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
다른 여건을 고려해서 실행 시기를 잘 봐서 한다는 게 대북 인도적 지원 관련 우리의 입장이다.
저 개인적으로는 당장에라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고 싶다. 인도적 지원은 제재의 틀 안에서도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이나 미국은 그 부분에서는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가 완전한 폐기가 아니라 핵 동결 수준에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핵 동결을 넘어서 분명히 완전한 비핵화로 간다는 게 우리의 목표이고, 국제사회의 목표이기 때문에 핵 동결에서 끝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20여 년간 북핵 협상이 결과론적으로 실패했다며 또다시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 (실패를) 우려한다고 해서 지금 이렇게 앞에 놓인 기회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북한의 유화정책이 결국 시간벌기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시간벌기라고 보기 어렵다.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을 보여주기까지 제재는 계속 간다는 게 대전제이다. 북한의 시간벌기 의도에 말려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례적으로 EU 외교이사회에 참석했는데.
▲ 북핵 문제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최대 위협이니까 꼭 와달라고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초청했다. 28개 나라를 방문해서 할 얘기를 한 자리에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EU는 우리의 큰 지원군이고 북핵 문제 접근에서 우리와 (입장이) 똑같다. 압박·제재를 가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수단이다.
--EU 장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 뭔가.
▲ 왜 북한이 이 시점에 대화에 응했는가 하는 것이었다. 대북제재가 확실히 효과를 발휘했다. 또 우리 정부의 한결같은 대화 의지,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견인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 이런 게 어우러지면서 북한의 셈법이 바뀐 게 아닌가 분석하고 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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