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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공개연설 피한 수치…5년만의 호주방문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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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공개연설 피한 수치…5년만의 호주방문 '격세지감'
'인권탄압 상징' 전락에 '로키'…'허약한 권력 기반 탓'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의 국빈 방문을 맞아 19일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는 군 의장대 사열과 19발의 예포 발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굳은 표정의 수치는 이날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제1야당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를 만났으나 공동 기자회견도, 공개적인 언급도 일절 하지 않았다.



수치는 이어 다음날 예정된 호주 주요 싱크탱크 로위연구소 행사의 연설을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이 행사는 수치를 위해 마련했던 만큼 덩달아 없던 것이 됐다.
이 행사는 16~18일 시드니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호주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어 국빈방문에 나서는 수치가 일반과 만나는 유일한 행사로, 기조연설과 질의·응답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수치는 특별정상회의에서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로부터 로힝야 족 문제가 "역내 국가들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이례적인 비판도 받았다.
또 지난 18일 시드니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모여 아세안 일부 회원국에서 인권탄압이 여전하다며 현수막을 펼치고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수치를 아돌프 히틀러로 묘사한 팻말을 들고 수치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호주의 반응은 지난 2013년 수치가 호주를 방문했을 때와는 대조적이라고 AP통신은 20일 전했다.
15년의 가택연금에서 2010년 풀려난 수치는 피선거권이 허락되기 전인 2013년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호주를 방문했다.
당시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옆에 선 수치를 "민주주의의 상징(icon)"이라며 추켜세웠다. 줄리 비숍 외교장관은 수치를 보고 깨달은 바 있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는 말을 했다.



이런 사정을 보듯 한때 미얀마의 민주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추앙받은 수치는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탄압을 방관하고 심지어 옹호한다는 비판 속에 대중 앞에 설 수 없을 정도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수치가 미얀마 문민정부의 사실상의 지도자이기는 하더라도 군부가 마련한 헌법에 따라 그의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군은 실질적으로 모든 법안에 대해 실질적인 거부권을 갖고 있다. 또 안보와 국방 부서를 포함한 주요 장관직을 통제하면서 로힝야족 관련 작전도 담당하기 때문에 수치에게는 이 작전을 끝낼 권한도 없다는 것이다.
수치는 지난해 9월 로힝야족 문제와 관련, 국제사회에 인내를 요구하고 난민들에게도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처음으로 언급했다가 거센 비난을 불렀다.
수치는 로힝야족을 옹호할 경우 국내에서 거센 역풍이 우려되는 상황에도 직면해 있다. 많은 미얀마인은 자국 내 로힝야족의 존재를 부인하면서 그들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주자일 뿐이라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의 미얀마 지지세력은 미얀마가 수십 년에 걸친 권위주의 체제에서 벗어나려 하는 만큼 취약한 미얀만 문민정부의 기반을 위태롭게 하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엔과 달리 미국과 영국, 호주는 미얀마에 대해 "인종 청소"라거나 "인도주의에 대한 범죄"라는 식으로 비난하지는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얀마 라카인 주에선 지난해 8월 시작된 로힝야족 반군에 대한 군경의 대규모 토벌 작전으로 수천 명이 살해되고 70만 명에 육박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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