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 "여성, 예술이란 이름으로 폭력에 방치되지 않게"
문체부 '예술계 권익향상을 위한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문화예술계 성폭력 근절과 예술인 권익 보장, 불공정행위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도 장관은 이날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예술계 권익향상을 위한 간담회'에서 "성추행, 성폭력 피해자 구제를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여성이 예술이란 이름으로 위계와 폭력에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예술인들이 인격적으로 존중받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실태조사, 교육, 신고상담센터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늘 국무회의에서 이 부분에 대한 예산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이 최근 발표한 영화계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에 대해 "(피해 경험이) 굉장히 높게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달 초부터 가동에 들어간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은 이미 7차례 조사를 했고, 특별신고·상담센터에는 29건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예술인 권익 보장과 불공정행위 방지를 위한 대책도 자세히 소개했다.
도 장관은 "공연이 없을 때도 최소한의 생계유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된다"며 "예술가의 특성을 인정해 1년에 일정 시간 이상 무대에 서는 것이 확인되면 고용보험을 통해 실업급여 형태로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예술인 고용보험이 공연 분야뿐 아니라 문학과 미술 분야에서도 적용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예술인 창작지원금도 액수를 늘리고, 예술인 자녀돌봄센터를 통해 결혼 후에도 예술활동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도 장관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각종 지원을 통해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예술가로 자긍심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연초 현안으로 떠올랐던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한 문화예술계 현장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주문했다.
도 장관은 "최저임금보다 더 못한 임금을 받고 사는 예술인들이 워낙 많다"며 "예술계는 프리랜서가 75% 이상이라 (최저임금) 적용이 안 된다는 얘기가 있지만, 실제로는 공연, 연극, 뮤지컬, 무용 등 적용되는 분야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프리랜서 예술인과 계약 상대방에게 고용보험료와 국민연금을 50%씩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정희 극단 풍경 대표, 정유란 문학아이콘 대표, 김성한 현대무용협동조합 이사장, 김홍기 군포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장, 김주홍 노름마치예술단 대표, 곽효환 한국시인협회 부회장, 양철모 삼거리 디렉터,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 최성호 한양사이버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등 공연·시각·문학 분야 현장 예술가들이 참석했다.
문체부는 간담회 결과를 예술인들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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