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알파인 한상민 "선수 생활 연장과 지도자 놓고 고민"
"진로는 쉬면서 생각…선수든, 지도자든 2022년 베이징 패럴림픽 참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022년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는 참가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연장해 참가할지, 아니면 지도자로 가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한국 장애인 알파인스키의 '맏형' 한상민(39)은 20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이후 계획을 묻는 말에 "일단 대회가 끝났으니 쉬면서 생각해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상민은 안방 대회에서 기대했던 성적표를 받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패럴림픽이 끝나서 시원섭섭하다"면서도 "평창 대회를 위해 준비를 많이 했는데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마음속에서 뭔가 북받쳐 오르는 게 있다. 또 맏형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창 대회에서 활강과 슈퍼복합 각 12위와 대회전 11위에 이어 회전에서는 실격을 당하며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한상민은 한국의 동계패럴림픽 출전 사상 첫 메달을 수확한 레전드급 선수다.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딛고 한국 장애인스키의 간판으로 발돋움한 그는 처음 출전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은메달을 수확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를 통해 동계패럴림픽에 데뷔한 한국의 첫 메달이었다.
그는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참가했고, 2014년 소치 대회에 불참했지만 이번 평창 대회에 참가하면서 한국 선수 중 동계패럴림픽 최다(4회) 출전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소치 대회 불참 등 공백 여파로 받아든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는 "비 예보 때문에 회전과 대회전 경기 날짜가 바뀌는 바람에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면서 "또 캐나다 대회 때 다친 어깨와 머리의 부상 여파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창 대회 이후 계획을 고민 중이다.
일단 차기 대회인 2022년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 나가는 건 분명하다. 다만 선수와 지도자 중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정하지 못했다.
그는 "이번 대회 아쉬움도 있고, 아직은 선수로서 뛰는 게 익숙하기는 하다"면서도 "장대균 등 좋은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어서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알파인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남제(56) 감독은 "내 역할을 끝났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재는 세대교체의 과도기인 만큼 (한)상민이가 베이징 대회까지는 선수로 뛰어주고 이후에 지도자로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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