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수 적은 남성 당뇨·골다공증 등 각종 질환 위험↑
"생식검사 결과 이상 있으면 다른 건강문제도 검진할 필요"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정자 수가 기준치보다 적은 남성은 불임뿐만아니라 고혈압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 걸릴 위험도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브레시아대학 알베르토 페를린 교수팀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 학술단체 내분비학회의 제 100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18일(현지시간) 이를 발표하며 정자의 수는 남성의 전반적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운영 과학뉴스 사이트인 유레크얼러트 등에 따르면 페를린 교수팀은 불임클리닉에서 치료받는 부부 중 남성 5천177명 대상으로 정자 수와 건강상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정자 수가 적은 것 자체가 대사장애, 심혈관질환, 골밀도 저하 등과 관련 있음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이 정자 수가 기준치 이하였는데 이들은 정자 수가 정상인 남성보다 비만이나 고혈압인 경우,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중성지질 비율은 높고 좋은 콜레스테롤(LDL) 비율은 낮을 위험이 평균 20% 더 컸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비롯해 대사증후군 증상을 보인 빈도가 더 높았는데 이는 당뇨나 심장질환,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부족으로 인한 생식기능 저하증 위험은 12배나 컸다.
아울러 정자 수가 적은 남성의 약 절반은 골다공증이 있거나 골다공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클 정도로 뼈 밀도가 낮았다.
페를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정자 수가 적은 것 자체가 대사성 문제 등의 원인임을 밝혀낸 것은 아니고 다만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호르몬 농도가 낮은 것이 이런 건강문제들과 관련 있는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페를린 교수는 "난임 또는 불임 남성은 다른 중대한 건강문제들이 동반되어 삶의 질을 낮추고 수명이 단축될 위험성이 크다"면서 따라서 생식능력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다른 건강문제는 없는지 검진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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