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매케이브 메모' 일축…코미·뮬러도 싸잡아 비판(종합)
"매케이브 메모 작성 안 믿어…거짓말쟁이 코미와 똑같다"
코미에 "의회서 위증", 뮬러엔 "특검팀에 힐러리 지지자 등 민주당 인사만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공식 퇴임 하루 전 해고된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자신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메모를 갖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이른바 반(反) 트럼프 인사로 지목해온 FBI 출신 3인방인 매케이브 전 부국장, 제임스 코미 전 국장, 로버트 뮬러 특검을 싸잡아 비판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메모'의 존재를 부인하고 나섰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앤드루 메케이브와 보낸 시간이 거의 없지만, 그가 나와 함께 있을 때 절대로 메모를 한 적이 없다"면서 "아마도 나중에 자신의 계획에 도움을 주려고 한 것을 제외하면, 나는 그가 메모를 작성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매케이브는) 거짓말쟁이 제임스 코미와 똑같다"면서 "우리가 그것들을 '가짜 메모'라고 부를 수 있을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매케이브의 메모가 실제 존재하지 않으며, 만약 메모가 발견돼도 그것은 매케이브가 나중에 임의로 작성한 것일 뿐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겼을 것이란 주장이다. 일찌감치 사전 차단막을 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난해 경질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기록한 메모가 있다고 주장했을 때의 반응과 유사하다.
당시 코미는 지난해 1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독대했을 당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과 충성을 요구받았다면서 그 근거로 당시 둘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메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미는 독대 직후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대화 내용을 복기해 기록한 메모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메모의 존재와 내용 모두 신빙성이 없는 것이라고 맞서왔다.
코미는 다음 달 17일 이 메모를 바탕으로 작성한 회고록 '더 높은 충성(A Higher Loyalty)'을 출간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미 전 국장을 향해서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수사와 관련해 의회에서 위증을 했다고 몰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이날 오전 폭스뉴스 방송에서 방영한 지난해 5월 3일 상원 청문회 장면에서 코미 당시 FBI 국장과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 사이에서 오간 대화를 언급하면서 "우와, 코미가 상원의원 G(그래슬리)에게 의회 선서를 하고도 거짓말하는 것을 보라"고 말했다.
이어 "그(코미)는 '당신은 익명의 제보자였거나, 다른 사람이 익명의 제보자인 것을 본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결코 아니다'라고 강하게 말했다"면서 "그는 ''폭스 앤드 프렌즈'(프로그램)에서 분명히 나타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매케이브 부국장의 주요 해고 사유로 승인 없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및 '클린턴 재단' 수사와 관련한 정보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에 유출하도록 했다는 점을 들었지만, 매케이브는 언론에 알려준 해당 정보가 기밀이 아니었고, 코미 당시 국장도 이런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에 대해서도 "왜 뮬러 특검팀에 13명의 민주당 강경파 인사들과 사기꾼 힐러리의 몇몇 열혈 지지자들이 있고, 공화당 인사는 전혀 없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다른 민주당 인사들이 또 (특검팀에) 추가됐다, 이런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느냐?"면서 "그렇다 해도 (러시아와) 공모는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정가에 기반이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그를 지원하는 공화당 신주류는 법무부와 FBI의 고위관료들을 반개혁 세력인 '딥 스테이트'로 지칭하면서, 이들이 정부 기밀을 유출하고 '러시아 스캔들'을 조작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이러한 기득권의 핵심축으로 FBI의 계보를 이어온 FBI 장수 국장 출신인 뮬러, 그 직계 후임인 코미, 코미의 측근으로 알려진 매케이브의 유착 관계를 지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FBI와 법무부의 기존 고위직들과 얼마 전까지 여당이었던 민주당 인사들이 '한통속'을 이뤄 자신을 몰아내려 한다는 생각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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