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잦은 운행중단에 사고원인도 모르는 서울 경전철
(서울=연합뉴스) 서울의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개통한 지 6개월 만에 세 번째로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우이신설선은 주말인 17일 정오께 솔샘역에서 신호장애가 발생해 1시간 42분 동안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이번 사고로 주말에 나들이 등을 위해 전철을 이용하려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 9월 2일 개통한 우이신설선은 개통 3개월만인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전동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차선 단전으로 운행이 전면중단됐다가 8시간 만에 일부 운행이 재개됐고 24시간 만에 전면 정상화됐다. 당시 승객 40여 명이 30분 가까이 전동차에 갇혀있다가 인근 역으로 대피했다. 또 지난 5일 저녁에도 선로 전환기에 문제가 발생해 전 구간 전철 운행이 중단됐다가 2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강북구 일대 대중교통의 '사각지대'에 들어선 첫 도시철도로 하루 평균 7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개통 초부터 잦은 지연운행사태를 보이더니 세 번의 운행중단 사고까지 발생해 '중단철'이라는 오명을 쓸 것 같다. 정확한 사고원인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관리 책임을 맡은 서울시와 운영사인 우이신설경전철㈜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첫 사고원인을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신호장애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통상 운행지연이 1시간 이내에 복구되는 데 반해 우이신설선은 세 번의 사고 때마다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작년 크리스마스 사고 때는 24시간 만에 완전 정상화됐는데 서울시 지하철과 전철이 고장으로 이렇게 장시간 정상 운행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우이신설선은 현재 기관사 1명이 전동차에 배치돼 운행되고 있지만, 개통 1년 뒤부터는 무인 운전시스템으로 운행되게 된다. 잦은 사고로 운행중단이 연거푸 일어나는 상황에서 무인 시스템으로 운행할 경우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이신설선은 특히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여의도~서울대 구간의 신림선을 비롯해 상계역~왕십리역의 동북선, 은평구 새절역~서울대입구역의 서부 경전철 등 서울시가 3기 지하철 시스템의 핵심으로 추진 중인 10여 개 경전철사업의 모델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잦은 고장으로 인해 이용객이 더욱 감소하면 경전철 파산 1호를 기록한 의정부 선과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따라서 서울시는 우이신설선의 정확한 사고원인부터 규명해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동시에 민자를 유치해 추진하는 경전철사업의 운영시스템이나 유지보수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6년 5월에 발생한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이후 지하철 정책에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했다. 그런데도 서울시와 운영사는 17일 사고 발생과 관련해 명확한 설명이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박 시장이 경전철사업의 안전대책을 서둘러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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