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밭' tvN서 6년간 자리 지킨 다큐 '리틀빅히어로'
"출연자끼리 네트워킹되면서 선행 확산하는 선순환"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보도 기능이 없는 tvN은 드라마 속 톱배우들과 예능의 인기 방송인들이 거의 화면을 채운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 꿋꿋이 '작지만 강한 일반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온 프로그램이 있다.
tvN의 유일한 다큐멘터리 '리틀빅히어로'는 2012년 8월 짧은 분량으로 첫 방송, 2014년 2월부터 지금의 형태를 갖추고 꾸준히 달려 시즌9에 접어들었다. 남몰래 선행을 실천하는 이웃을 찾아 소개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그동안 116명의 히어로가 다녀갔다.
'리틀빅히어로'의 이상록 책임프로듀서는 프로그램 장수 비결에 대해 "방송이 횟수를 거듭하면서 점점 늘어난 히어로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선행이 확산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덕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드라마와 예능 텃밭에서 다큐를 꾸려가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리틀빅히어로' 첫 방송 시청률은 0.1%였다. 다른 부문의 프로였다면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다. 방송 시간대도 월요일 오후 7시로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을 확보한 지상파의 생활정보 프로그램들과 경쟁해야 한다.
게다가 지상파 다큐들은 최소 한 달 이상의 제작 기간을 확보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회당 1주일 정도의 시간밖에 없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도 '리틀빅히어로'는 묵묵히 제 길을 걸었고, 지난 시즌에서는 시청률도 0.4%대까지 오르는 등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신문기자 출신의 이상록 CP는 "요새 신문에서도 방송에서도 미담 기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우리 프로가 그런 점에서 독창성과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틀빅히어로'는 tvN의 다른 프로들보다 공익성이 크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접근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 CP는 "한 인물의 자서전을 써주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나중에 후원금을 유용했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실이 알려지면 프로그램 신뢰도에 치명상을 주기 때문에 수차례 검증한다"고 설명했다.
취지가 좋은 프로그램인 덕분에 내레이터를 자처한 스타들도 벌써 80명이 넘었다. 첫 내레이터는 한류스타 박해진이었고 이후 유인나, 장윤주, 홍진영, 김숙 등이 참여했다.
"최소 출연료만 받고 내레이션을 해주니 사실상 재능기부입니다. 녹음 후에는 감동과 에너지를 받아간다고 좋아하는 스타들도 많아요. 특히 유인나 씨는 13번이나 참여했는데, 워낙 내레이션을 잘해 NG없이 한 번에 한 적도 많죠. 앞으로 모시고 싶은 내레이터요? 이문세 씨와 배철수 씨가 나와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웃음)"
이 CP는 기억에 남는 '히어로'로는 다문화 여성들을 돕는 사연으로 1회에 소개된 한미덕 씨, 중증 장애인 7명을 키워 2015년 '리틀빅히어로'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성효련 씨, 24시간 약국을 운영하는 김유곤 씨를 꼽았다.
그는 "앞으로는 선행의 깊이는 조금 얕더라도 일상에서 선행을 실천하는 청년들, 스타 중에 꾸준히 선행하는 분들 등 인물의 폭을 좀 넓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49(20~49세) 타깃층을 잡을 재기발랄함과 다큐의 깊이를 함께 잡을 방법도 늘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야구선수 출신의 박정태의 놀라운 인생 2막이 공개될 117회는 오는 19일 오후 7시 방송한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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