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 걸 파이팅"…패럴림픽서 나눈 '소방 동료애'
(평창=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전직 소방관인 패럴림픽대회 참가 선수가 대회 안전을 책임지는 우리나라 119대원을 찾아 감사인사를 전하며 국적을 뛰어넘은 끈끈한 동료애를 나눴다.
16일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틀 전 평창선수촌 광장에 근무하는 119대원들에게 미국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알린 코헨(49·여)이 찾아왔다.
'Fire Girl'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코헨은 스노보드 뱅크드슬라롬 참가 선수로 2006년 스노보드를 타던 중 정강이뼈 골절로 14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결국, 다리를 무릎 아래로 절단하면서 천직으로 여긴 소방관 생활을 20여 년 만에 그만둬야 했다.
좌절과 역경 속에서 스노보드 선수가 된 코헨은 평창패럴림픽 대회에 참가했다.
코헨은 "각종 재난현장에서 환자 생명을 살리는 데 보람을 느껴왔는데 이제 그런 숭고한 일을 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며 "한국 119대원들을 보니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코헨은 동료와 함께 혈당 등 간단한 건강검진도 받으며 "소방관은 모든 사람에게 의지가 됨은 물론 가장 신성한 직업"이라고 거듭 존경심을 표현했다.
이에 강원소방 대원들은 이날 정선 알파인 경기장을 찾아 경기에 나선 코헨을 향해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코헨은 아쉽게도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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