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후 국민연금 분할 산정시 가출·별거 기간 뺀다
복지부, 국민연금법 개정안 시행예정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앞으로 이혼 부부가 국민연금을 나누는 과정에서 분할연금을 산정할 때 가출과 별거 등 실제로 같이 살지 않은 기간은 제외된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분할연금 산정 때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연금산정 기간에서 빼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복지부는 구체적 시행방안을 담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들어 이달 말이나 4월 초에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혼 판결 등을 통해 법적으로 명백하게 부부가 함께 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는 기간이나 이혼 부부 양측이 혼인 기간이 아니라고 합의한 기간 등을 혼인 기간에서 뺄 것을 명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6년 12월 30일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일률적으로 혼인 기간에 넣도록 한 국민연금법 규정은 '부부협력으로 형성한 공동재산의 분배'라는 분할연금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국회에 올해 6월 30일까지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황혼이혼이 증가하면서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갖는 분할연금 수급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분할연금 수급자는 2010년 4천632명에 불과했지만, 2011년 6천106명, 2012년 8천280명, 2013년 9천835명, 2014년 1만1천900명, 2015년 1만4천829명, 2016년 1만9천830명 등으로 오르다 2017년에는 2만5천302명으로 껑충 뛰었다.
전반적으로 이혼 건수가 줄어드는데, 유독 황혼이혼만은 늘어난 게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7년 12월 인구동향'을 보면, 작년 전체 이혼 건수는 10만6천100건으로 전년보다 1.1% 감소했지만, 혼인지속 기간이 20년 이상인 경우는 2천건 늘어난 3만4천6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말 현재 분할연금 수급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2만2천407명으로 88.6%를 차지했고, 남성은 2천895명(11.4%)에 머물렀다.
분할연금은 1999년 도입됐다. 가사와 육아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이혼배우자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다.
분할연금을 받으려면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혼인 유지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하고, 법적으로 이혼해야 하며, 이혼한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탈 수 있는 수급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연금 분할비율은 2016년까지만 해도 일률적으로 50 대 50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2017년부터는 당사자 간 협의나 재판을 통해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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