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사가 안전교육하다 총기 오발사고…학생 3명 부상(종합)
교사 무장 방안 제안에 학부모 불안감 커질 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의 한 교사가 학교에서 안전교육을 하다 총기 오발 사고를 내 학생 3명이 다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학교 총격 대책으로 교사 20%를 훈련시켜 총기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한 가운데 교사 무장 방안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N·CBS 등 미국 방송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주 몬테레이 카운티의 씨사이드 고교에서 경찰관 출신인 이 학교 교사 데니스 알렉산더가 전날 교실에서 총기 관련 안전교육을 하다 오발 사고로 총이 발사됐다.
총탄이 천장에 맞았고 파편이 교실에 앉아있던 17세 남학생의 목 근처에 박혔다.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의 부상은 아니라고 현지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학생을 다치게 한 물질이 총탄 파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2명은 천장에서 떨어진 파편에 의해 경미하게 다쳤다.
해당 교사는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몬테레이 페닌슐라 통합교육구는 밝혔다.
알렉산더는 씨사이드시티 시 위원회의 위원으로 시장 대행을 맡고 있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교육구 관계자는 CNN 제휴사 KSBW에 "이 사건으로 부모들의 눈에는 많은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그 교사가 왜 장전한 총을 가져와서 시범을 하고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면서 "안전교육 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음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CBS 뉴스는 해당 교사가 총구를 천장으로 향하게 하고 있어 망정이지 자칫 인명 피해를 부를 뻔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14일 플로리다 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모두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참사 이후 미 전역에서 총기 규제 요구가 거세진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15일에는 총기 규제 관련 대규모 행진이 예정돼 있다.
다친 학생의 아버지는 "사고란 점은 이해하지만 누군가 죽을 수도 있었다"면서 "미친 짓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학교에 무장한 교사들이 있으면 뭔가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오늘 이후로는 학교에는 무조건 총이 있으면 안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학교 내에서 누구든 총기를 소지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경찰관 출신의 교직원 등 극히 일부에 한해 예외를 두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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