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감독기구 개편으로 인민은행 권한 대폭 확대될 듯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의 권한이 대폭 확대되고 국제적 영향력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날 중국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한 금융감독 기능 통합안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통합되고 이들 기구의 규제와 감독 권한 일부가 인민은행으로 이관될 전망이다.
인민은행의 권한 확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규제의 허점을 메우고 총 43조 달러에 이르는 은행과 보험업계의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과감한 기구 개편의 일환이다.
통합안은 "금융이야말로 현대 경제의 핵심이며 우리는 금융 리스크를 예방하고 국가의 금융 안정성을 지키는데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기구 개편은 규제의 중복을 조정하는 취지에서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민은행의 권한 확대와 함께 주목되는 사안은 은퇴를 앞둔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의 후임 인선이다. 만일 정치국원 류허(劉鶴) 같은 중량급 인물이 행장을 맡는다면 금융감독 기구들의 권력 판도에서 인민은행의 역할은 단연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후임 행장의 인선은 향후 수일 안으로 완료돼 전인대의 인준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보로는 정치국원 류허 외에 궈수칭(郭樹淸)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장차오량(蔣超良) 후베이성 당서기 등이 거명되고 있는 상태다.
이들 가운데 누가 행장을 맡더라도 국제 무대에서 전례없는 영향력을 물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의 위상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비대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1조5천억 달러였던 중국 경제의 규모가 오늘날에는 12조 달러로 커졌고 2016년 현재 무역액은 3조8천200억 달러로 미국의 3조5천800억 달러를 앞서고 있다.
인민은행이 관리하는 외환은 세계 최대인 3조 달러다. 이에 힘입어 글로벌 채권과 외환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각국 중앙은행들도 인민은행과의 관계, 정책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분데스방크는 위안화를 매입하고 있고 태국이 최근 통화스와프 협정에 가세했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9번째로 중국에 사무소를 개설한 데서 인민은행의 높아진 위상을 엿볼 수 있다.
2015년 8월 위안화의 전격적 평가절하 조치를 취하자 글로벌 시장이 즉각 요동을 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을 연기한 이유로 지목한 것은 단적인 실례다.
캐나다 요크 대학의 그레고리 친 교수는 각국 중앙은행들과 재무부가 인민은행의 발표를 분석하고 금융정책과 물가상승률, 위안화 환율, 외환보유액, 금리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화가 여전히 기축통화로 건재하고 위안화 국제화 노력은 부진한 것은 인민은행의 영향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부분에 속한다. 독립성이 결여돼 있고 의사 결정 방식이 불투명한 것도 영향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