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구상화, 홍콩서 통할까…'항아리와 시' 30억에 출품
서울옥션, 홍콩에 개설한 전시장 'SA+'서 29일 경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캔버스 전체를 채운 전면 점화로 한국 미술품 경매 기록을 경신해온 작가 김환기의 구상화가 해외 경매시장을 두드린다.
서울옥션은 홍콩 센트럴에 지난달 개관한 상설 전시장 'SA+'에서 29일 개최하는 경매에 김환기가 1957년 그린 회화 '항아리와 시'(Jar and Poetry)가 낮은 추정가 30억원에 출품됐다고 13일 밝혔다.
항아리와 시는 가로 115.7㎝, 세로 80.9㎝ 크기다. 그림 오른쪽에 서정주가 지은 시 '기도 1'이 적힌 점이 특징으로, 1975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 잠시 공개된 적이 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전통적인 시서화(詩書畵)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김환기 회화 중 희소한 형식"이라며 "한국의 서정성과 전통을 계승하려고 했던 작가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환기의 구상화 중에는 2007년 30억5천만원에 거래된 1957년작 '꽃과 항아리'의 낙찰가가 가장 높았다. 지난 7일 경매에서 예상보다 많은 47억원에 거래된 이중섭의 '소'에 이어 김환기의 구상화도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의 다른 작품 4점도 선보인다. 그중에는 작가가 1970년 미국 뉴욕에 머물 때 그린 푸른색 전면 점화 '25-V-70#173'도 있다. 이 그림의 추정가는 27억∼35억원이다.
생존 작가 중 인기가 있는 이우환의 작품은 6점이 나온다. 부드러운 미송을 끌로 뜯어낸 '무제'와 1991년작 회화 '바람' 등이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
단색화가로 알려진 박서보와 정상화를 비롯해 김창열, 오수환, 이응노, 김정헌, 황재형, 게르하르트 리히터, 구사마 야요이, 요시토모 나라 등의 작품도 출품됐다.
경매에 나온 전체 작품은 69점이며, 낮은 추정가 기준 약 130억원 규모다. 홍콩 경매에 앞서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 있는 서울옥션 전시장에서 출품작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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