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동구타 반군 자진 퇴각 시작…첫 그룹 13명 떠나"
현지 러시아군 당국 밝혀…러, 앞서 반군에 자진 퇴각 제안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시리아 반군 그룹이 처음으로 인도주의 통로를 이용해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동구타 지역을 스스로 떠났다고 러시아 당국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운영중인 분쟁당사자화해센터 대표 유리 예브투셴코 육군 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긴 협상 끝에 첫 번째 반군 그룹이 동구타에서 퇴각하는 협정이 체결됐다"며 "13명의 이슬람 반군이 이 지역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예브투셴코는 "반군들이 무기를 지니지 않고 지역을 벗어났으며 다른 도발도 없었다"면서 "이들이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지역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리브는 동구타와 함께 반군의 마지막 근거지로 남아있다.
예브투셴코는 다른 반군들의 자진 퇴각을 위한 협상이 시리아 정부의 참여하에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이날 동구타를 벗어난 반군이 어느 조직 소속인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시리아 정부군의 동구타 탈환 작전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는 앞서 지난 5일 반군들에게 안전한 자진 퇴각을 제안했었다.
예브투셴코는 당시 반군을 향해 "만일 (동구타의) 주민들을 풀어주길 원치 않는다면 당신들과 당신 가족들이 동구타에서 안전하게 탈출하는 것을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필요한 만큼의 차량을 제공하고 모든 이동 경로에 대한 안전도 보장될 것"이라며 "가족과 함께 동구타를 떠나기로 결심하는 모든 반군들의 불가침을 보장하며 개인화기 휴대도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시리아 휴전 결의 채택 후 며칠간 공격 수위 조절에 나섰던 시리아 정부군은 최근 들어 다시 동구타에 대한 강력한 공습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지상 작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반군도 총력을 다해 방어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정부군이 동구타 탈환을 위한 집중 공세를 시작한 지난달 18일 이후 동구타 민간인 93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고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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