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북미 정상회담 실패하면 전쟁 직전으로 내몰려"
NYT 기고문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두가지 방안 제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북미 정상회담이 수십 년 된 분쟁을 끝낼 특별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실패하면 전쟁 직전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트럼프는 북한과의 평화를 위해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노선을 전망하며 이같이 밝혔다.
차 석좌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 요청' 메시지에 한미 연합훈련을 이해하고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대가로 건네야 하는 것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상 북한 정권은 그 무엇도 대가 없이 내놓지 않는다며 미국이 두 가지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탄도미사일 동결과 파기를 대가로 대북 제재를 풀고, 에너지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갖추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이다.
다른 하나는 북미 외교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더 큰 당근'을 내미는 과감한 안이다.
하지만 이는 외교적 해법을 옹호하는 '비둘기파'가 수년간 이야기한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대표적 '매파'인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하기에는 모순된 측면이 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하든, 또는 두 가지를 혼용한 방법을 선택하든 동맹국과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북 정책에서 결코 동맹이 희생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은 압박과 억제 능력이 여전히 강할 때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언급한 북한 정권의 인권 문제를 희생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드라마와 재능을 좋아하는 특이한 두 정상의 드라마틱한 외교 행위가 모두를 전쟁으로 더 가까이 가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차 석좌는 당부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