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법 개정 추진 취지 동의…계산에 광고비는 빼야"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는 네이버의 쇼핑 사업이 규제 움직임에 맞닥뜨렸다. 첫 관문인 판매자 수수료율 공개 방안을 놓고 정부·정치권과 네이버가 입장차이를 드러내면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11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네이버쇼핑의 지난해 거래액은 4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G마켓·옥션의 이베이코리아(13조7천억원)와 11번가(9조원), 롯데닷컴(8조원)의 다음으로, 인터파크(3조 5천억원)과 위메프·티몬(각 3조원)보다 높다.
네이버는 거래대금과 매출 등 쇼핑 분야의 상세한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이 작년 4분기 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최대의 온라인쇼핑몰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작년 30~40%에 달하는 높은 분기별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1위 등극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처럼 네이버쇼핑의 덩치가 커지면서 정치권과 정부의 규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먼저 시작된 것이 쇼핑 입점 판매자에 물리는 수수료율 공개 추진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마트·TV홈쇼핑·백화점·일부 온라인쇼핑몰의 판매수수료율을 해마다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수수료율을 공개하면 쇼핑몰 측의 부당 행위 등 '갑질'을 막고 상대적 약자인 판매업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백화점과 TV홈쇼핑의 경우 2012년부터 수수료율이 공개되고 있는데, 2013~2016년 3년 동안 백화점의 수수료율은 1.1%포인트, TV홈쇼핑은 1.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그러나 네이버쇼핑과 11번가, G마켓 등 오픈마켓 업체는 전자상거래법상 유통업체가 아닌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돼 조사 대상이 아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공정위가 일정한 거래분야의 거래실태 등을 조사해 발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 오픈마켓에 대한 공정위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개정안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수수료율의 정의에 대해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공정위는 대형 유통업체의 수수료율을 조사할 때 기본 수수료 외에 판촉비와 광고비 등도 합산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마켓은 업종의 특성상 광고비를 수수료로 계산해선 안 된다는 것이 네이버의 주장이다.
네이버쇼핑의 판매자 수수료율은 평균 5% 안팎으로, 백화점·TV홈쇼핑 등은 물론 다른 인터넷 쇼핑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광고비를 포함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네이버는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경매식으로 광고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이 부담하는 클릭당과금수수료(CPC) 등이 포함된 '비즈니스플랫폼'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 5천7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9% 성장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소수의 판매자만 활용하는 광고비를 수수료에 포함하면 다수 판매자의 수수료 비용이 과도하게 산출될 우려가 있다"며 "온라인쇼핑 유통사업자 간 비즈니스모델의 차이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색 기반의 오픈마켓이라는 특성상 광고가 사실상 필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다 다른 쇼핑 업체와의 역차별 문제도 있어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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