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올바른 방향의 행보…이행 희망"(종합)
의회도 "한반도 긴장 완화할 것"…"파격적 결정 기대해선 안돼" 신중론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올바른 방향의 행보'라고 환영하며 합의 이행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이사회 의장 무사 파키 마하마트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이것이 올바른 방향의 행보라고 간주하며 합의가 이행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는 한반도 주변 정세 정상화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끌어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관련국들은 자신들의 해석을 올바른 것으로 주장하려 할 것"이라며 "무엇이 이러한 합의의 원인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말자"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요한 것은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며 더 중요한 것은 이 합의가 이행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단순히 대화로만 끝나지 말고 6자회담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승인된 원칙들에 기초해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전면적 정치 협상 재개로 이어지는 길을 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백악관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의회 지도부도 이날 '국제 여성의 날' 연휴 중임에도 불구하고 북미 정상회담 합의 소식에 논평을 내놓으며 큰 관심을 표시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이 북핵을 둘러싼 최근 몇 개월 동안의 한반도 긴장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슬루츠키는 "이 회담이 실제로 성사되고 한반도 정세 정상화를 위해 구체적 결과를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와 만나기로 한 것은 기대를 갖게 하는 소식 가운데 하나"라고 논평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는 상황을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시도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면서 "왜냐하면 적대국 정상들의 만남이 모든 문제의 해결에 대한 보장은 아니기 때문이다"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 블라디미르 드좌바로프도 "북미 회담이 실제로 성사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회담에서) 파격적 결정이 내려지길 기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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